▶ ‘환경부+산업부 에너지 분야’ 유력
▶ 산업부에 화석연료 업무 남아 논란
▶ 산업부, 인사 최소화하며 향방 촉각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칭)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환경부 조직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분야 일부를 떼어내 합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한 의견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우선 환영하고 기대하는 입장이다. 기후와 환경, 에너지는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만큼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플랜1.5 정책활동가 최창민 변호사는 “환경부를 확대 개편하는 것은 기후 문제와 에너지 문제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고 기후 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재생에너지 비중이나 정부의 2030년까지 탄소감축 계획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이해관계를 잘 조절해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환경부에 산업통상자원부 기능을 더할 경우 정부의 환경 규제 역할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면서도 “부족한 행정력을 (기후·에너지 문제 해결에) 집중하려면 정부 조직을 우선 출범시킨 뒤 드러나는 문제점을 바로잡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오용석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합하는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한 국내 녹색제조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후 위기 대응과 함께 녹색일자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경부 내부에선 부처의 역할과 위상이 커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 논의는 환경부는 그대로 둔 채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를 신설하는 안과 기존 환경부 조직에 산업부의 에너지 파트를 떼어와 환경부를 확대 개편하는 안이 함께 논의됐다. 만약 기후에너지 전담 부처가 신설될 경우 환경부 위상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환경부 조직과 역할을 확대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환경부는 기후와 에너지, 환경이라는 미래 핵심 의제를 전담하는 ‘공룡 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와 관련 업계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에 우려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발전으로 전기 수요가 폭증하는데 ①에너지 정책의 주도권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나눠 가지거나 ②규제 중심의 환경부가 에너지 진흥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다. 산자위 소속의 한 의원은 “에너지 정책이 관련 전후방 산업을 함께 일으키며 가야 하는데 환경부에서 이를 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를 맡는 자원산업정책국과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원전전략기획관은 산업부에 남기기로 했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에 혼선이 가중될 거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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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용·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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