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달러 가치하락 대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 ‘셧다운’에 불확실성 가중 “랠리후 폭락 가능” 경고도

달러화의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금 등 대체 자산에 몰려들고 있다. [로이터]
미 달러화와 주요 선진국 통화의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금, 비트코인 또는 기타 대체 자산에 몰려드는 일명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를 강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란 화폐 가치의 질적 저하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높은 정부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대체할 다른 안전자산을 찾아 피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금값 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콘퍼런스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하 재개, 즉 중앙은행이 다시 돈을 풀기 시작할 것이라고 신호를 주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상태에 머무르고,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정책 전환 예고였다.
이후 금값은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7일에는 사상 최초로 온스당 4,000 달러선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도 강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6일 12만6,000달러선을 돌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투자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 미 국채를 사들였지만, 이제는 미 국채 대신 금이나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연방정부 재정적자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는 이 같은 거래를 더욱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월가를 대표하는 거물 인사로 꼽히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도 전날 행사에서 투자자와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대신 금을 안전한 피난처로 본다며 “내게는 이게 정말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속해서 미국의 산업에 돈을 베팅할 것이지만, 달러화에 대한 위험노출은 피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정치적 불안정이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상황은 프랑스, 영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월가에서는 채권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작은 비중이라도 귀금속 시장으로 옮겨갈 경우 금값이 추가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이 보유한 미 국채의 1%만 귀금속으로 전환돼도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선에 근접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역사적으로 수년간 이어진 금값 랠리에는 늘 가격 폭락이 뒤따랐다며 금 투자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금값 강세 내러티브(서사)가 바뀔 경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1979년 금값 급등 이후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 가격 상승은 1982년 중반 모두 사라졌다”며 최근 금값 랠리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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