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맨하탄 Bowling Green Park에서 개천절 기념행사를 가졌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날짜가 개천절날이 아닌 그 하루전 날인 10월 2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건국절 행사는 볼링 그린협회 공동의장 이브라힘 쿠르툴루스씨에 의해 20년 동안 8월 15일에 태극기를 게양해왔었다.
3년 전, 뉴저지 청소년협회의 후원으로 게양할 때 Born Star의 홍하나 씨가 노래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뉴욕 다민족문화협의회(MCCNY) 대표 이소영(Soh Young Lee - Segredo)씨가 양국국가를 불렀던 것이 MCCNY의 참가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아 뉴욕한인회(KAAGNY)에 연락했더니 8월 15일에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어서 직원인 데이비드 씨가 개천절인 10월 3일에 게양을 신청했었던 것이 개천절 행사의 시작이 되었다.
올해 날짜가 바뀌게 된 연유도 예약을 미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뒤늦게 이를 알게된 이소영 대표가 서둘러 볼링그린 협회측과 협의해서 그 전날인 2일로 허가를 받아낼 수 있었기에 다행이 행사를 올해도 거르지 않고 치를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이소영부부의 수고로 행사 준비 및 프로그램 책자까지 멋지게 인쇄하여 배부하여 보다 내용과 규모가 예전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기뻤다. 뉴욕 다민족문화협의회는 이와 같은 의미있는 행사는 협업을 통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기에 특히 올해는 건반 연주자(Michiro Nagashi)와 타악기 연주자(Ji Kim)가 함께하는 이소영씨의 가곡이 더욱 큰 의미를 더했다.
개천절은 우리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건국(기원전 2,233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로, 우리 민족에게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안겨주는 날이요, 한민족의 생일. K- 컬쳐의 시작이다.
고조선의 국시(國是)인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차원을 넘어 자연의 이치와 순리대로 살아가며 천지나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널리 이로움을 주는 참된 사람(진정한 만물의 영장)이 되라! ”는 실로 심오하고 큰 뜻이 담겨져 있는 금과옥조의 귀한 말씀, 자랑스런 K-Spirit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본국에서 조차 국가적으로나 국민들간에서도 건국절이 왜곡되고 축소되어 예전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한 중에서도 뉴욕에서 이런 진정한 건국절 행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자랑스럽다. 어쩌면 본국에서 하는 행사보다 세계의 중심 이곳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것이 더욱 뜻깊을 수도 있다.
개천절을 보내며 “문화 앞에는 적이 없다” “문화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는 주장을 했던 내 아버지(조지훈)의 제자, 고 홍일식 고려대 전총장이 떠오른다. 선생은 일찍이 ‘문화영토론’을 주장하며 우리 ‘문화 영토확장’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시대적 조류가 되어 마른 들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며 “21세기엔 대한민국이 유사이래 처음으로 세계중심부의 리더가 될 것 ’이라던 홍선생의 꿈같은 말씀이 신기하게도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통찰하셨던 그분을 떠올리며 나는 개천절을 우리민족의 ‘문화영토확장’의 발판으로 삼아 K- Spirit 홍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연성 권력‘으로 평가받는 K-pop 과 K-콘텐츠 등 이른바 k- 컬쳐가 전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켜 정치와 외교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고양하는 확실한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백악관에서 1억명이 넘는 전세계 청소년 팬덤이 형성된 BTS를 초청하고 미국 등 여러 선진국 대학에서 한국관련 강의가 개설되는 등 한국문화에 관한 관심이 정치와 외교 학술 문화영역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인의 원초적 심성에다가 도덕적 정당성, 그리고 이론적 합리성이 합쳐져서 문화영토를 확대해 나가 세계인의 중심이 되는 문화 대국의 위상이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임이 분명해졌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각자 K - Spirit의 전도자로서의 사명감과 의무를 가지고 꾸준히 개천절을 더욱 보람되고 뜻있게 가꾸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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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렬/수필가 · 뉴욕다문화협의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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