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월 워싱턴무량사 회주 동국대 불교학과 전 교수
이즈음, 저무는 해의 노을이 곱다. 누구나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롭게 한 해를 내다보고, 나름의 바램을 펼쳐보려는 생각이 많으리라 짐작된다. 또한 성탄절을 지내며,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하여 대다수 사람들이 “성탄(聖誕)” 즉 거룩한 분의 태어남을 기리는데, 여기서 자신의 존재와 삶의 품격 및 지향을 되새기며, 바람직한 변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성인(聖人)이란 존경의 대상이며, 그분의 가르침과 삶을 배우고 따를 본보기로 삼는다. 그래서 성인의 출현을 사회적으로도 기리고 있는데, 그분이 어떤 인격을 보이며 범인(凡人)과 어떻게 다를지, 보통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필자 나름의 생각을 나누어 보려 한다.
거룩함 또는 성스러움에 대하여 사람마다 비슷하거나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각자가 속한 종교나 자라난 문화적 전통과 배경에 따라 그 표현이 다르리라. 필자는 이 글을 한글로 쓰며, 한국문화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한국 역사 문화적 인식과 표현에 익숙하다. 한글로 ‘성인’이라면, 거룩한 삶을 산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는 이성적인 학자나 감성적인 예술인과 윤리적인 덕행자들보다 한 차원 높고, 이른바 각계의 절대가치인 진선미(眞善美)를 원만하게 갖추고 그들을 승화시켜서 생활속에 구현하며 이웃과 사회 및 자연생태계에 두루 실천하고 확산시킨 분으로 묘사할 수 있겠다. 개인의 인식이나 성숙은 생활 환경과 학습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리라고 본다.
필자는 한반도의 긴 역사와 깊은 사상 및 문명사적 다양성이 어울린 바, 지구촌 문화시대를 살아오고 있으며, 제한적이나마 인류의 보편적 성취 가운데 훌륭한 선례를 배우고 주체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산다. 제목에 맞추어, 많이 알려진 야스퍼스와 매슬로의 주장인 “세계 4대 성인”과 “욕구 5단계설”을 참고하여 생각을 서술해보련다.
인류 역사 가운데 성인으로 불리는 분들은 수없이 많지만, 깊고 넓게 좋은 영향을 끼친 크기를 감안하면, 야스퍼스의 선택처럼,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 (시대순)를 세계적 성인으로 제시하는 데 공감한다. 철학적 분야의 소크라테스 말고는 모두 세계적 종교의 창시자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는 세계적 종교가 모두 들어와 다종교 다문화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과학과 기술 및 인문학의 발전으로 누구나 필요에 따라 인류공통 문화유산들을 찾아서 누릴 수 있는 상황이 현실이다. 매슬로의 욕구설을 예로들어 보면, 기초적으로 생리와 안전 확보에 이어서 애정과 소속감 및 사회적 존경을 받고 싶어하고, 그 외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드디어 자기실현의 내면적 욕구가 최후의 목적으로 나타난다.
앞에서 열거한 성인들은 모두 자기실현에 최선을 다하였고, 나아가 그 성취를 세상 대중을 위해 나누는데 헌신하였다. 그 고귀한 삶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삶의 모범으로 평가되고 끊임없이 그 정신이 감동으로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즈음 성탄절에 예수님 탄생을 기림과 아울러 다른 성인들 삶도 함께 되새겨지는 이유이다.
불교에서는 본래 자기라고 할 것이 없이 인연에 의하여 생긴 존재라고 가르친다. 보통 자기라고 지목하는 것 자체가 부모를 비롯하여 사회 및 자연환경의 요소들이 인연따라 결합되어 생겼고 유지 발전된다. 각종 어울림 문화가 자기 성숙의 주요 부분이며, 자기의 욕구와 동기에 따라 삶의 방향과 목적이 선택 추구된다.
아름다운 감성과 진실한 이성 및 착한 덕성을 갖춘 인간의 본성을 계발하여 자기실현을 완성한 성인의 삶. 자기를 초월하여 이웃과 사회의 평화 복지 및 지구 공동체의 건강을 이루고자하는 성인의 삶을 주체적으로 자기화하여 세상과 하나되는 삶이 얼마나 값지고 멋진가! 성탄절 및 연말연시에, 독자여러분들 모두 자기 삶의 뜻을 되새기며, 성인의 경지에 다가가려는 원력을 키우고, 맑고 향기로운 보람을 누리시길 축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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