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 항산화제·비타민·셀레늄… 암 예방 효과는 입증 안돼
▶ 일부 보충제, 특정 암 위험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
▶ 재발 위험·약효 저하 우려…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마이애미 대학교 실베스터 종합암센터의 혈액학과장인 암 전문의 마이클 세케레스 교수는 ‘암과 보충제에 대해 과학이 말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워싱턴포스트 의학 칼럼을 통해 암 환자들이 복용하는 식이보충제들의 허와 실을 진단하고 팩트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나는 백혈병이나 골수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암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을 치료하는 종양 전문의다. 최근 한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을 검토하던 중, 그녀는 항산화제가 포함돼 있다고 적힌 알약 병 사진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녀는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제가 먹고 있는 다른 약들과 함께 복용해도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64~81%가 식이보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거의 절반은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보충제를 복용한다. 그래서 내 환자가 직접 물어본 것에 나는 오히려 감사했다. 암이 없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약 50%가 보충제를 복용한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제품들이다. 그렇다면 정말 그럴까? 암과 보충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 안전한가? 효과는 있나?처방약이나 일반의약품과 달리, 식이보충제는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새로운 성분을 포함한 보충제를 출시하는 제조업체는 해당 제품이 라벨에 명시된 용도로 사용될 경우 “합리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전 안전 통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FDA가 보충제 제조사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시판 이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경우뿐이다. 효과에 대한 입증 의무는 없다. 즉,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식이보충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FDA는 식이보충제의 라벨을 승인하지도 않는다. 다만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한다”와 같이 인체의 구조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포함될 경우, 제조사는 FDA에 이를 통보하고 해당 주장이 FDA의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면책 문구를 포함해야 한다.
보충제 제조사들은 또한 우수제조관리기준(GMP)을 준수해야 한다. 이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이 안전하고 일정한 품질 기준에 따라 제조되도록 하는 엄격한 규정이며, FDA는 제조 시설을 검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위·과장 광고나 잘못된 라벨을 단 제품들이 시장에 유통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5년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전국 대형 유통업체 4곳에서 판매된 허브 보충제 5개 중 4개가 라벨에 적힌 허브 성분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제품들은 쌀가루, 아스파라거스, 관엽식물 같은 값싼 충전재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고, 검찰총장실은 해당 보충제의 판매 중단을 명령했다.
■ 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일반적으로 말해, 식이보충제를 엄격한 임상시험으로 연구했을 때 암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수십 년 전 역학 연구와 실험실 연구에서는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제를 복용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초기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참가자의 절반은 보충제를, 나머지 절반은 위약을 복용했지만 베타카로틴이 피부암 병력이 있는 사람들의 피부암 재발을 예방하거나 전체 암 발생률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연구들 역시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C, 비타민 E 같은 항산화제가 대장 선종(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을 예방한다는 근거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이들 보충제나 셀레늄, 비타민 A가 위장관 암을 예방하거나,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A가 폐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도 없었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해 분석한 연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8,00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비타민 C와 E는 전체 암 발생률을 낮추지 못했다. 여성건강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에 참여한 3만6,00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타민 D나 칼슘 보충은 대장암 발생률이나 전체 암 발생률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3만5,000명 이상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타민 E와 셀레늄은 전립선암을 예방하지 못했으며, 전립선에 전암성 소견이 있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예방 효과는 없었다.
■ 오히려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나?대부분의 식이보충제는 해롭지 않다. 그러나 일부는 특정 집단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암 예방을 목표로 셀레늄과 비타민 E를 투여한 3만5,000명 이상의 건강한 남성을 추적 분석한 연구에서, 비타민 E를 복용한 남성들은 위약을 복용한 남성들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17% 더 높았다. 또한 암 예방 효과가 크지 않았던 베타카로틴은 일부 분석에서 특히 흡연자들에게서 폐암과 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 용종 예방을 위해 엽산 보충제 또는 위약을 투여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엽산이 예방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엽산을 복용한 남성들은 위약을 복용한 남성들보다 전립선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2.5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유형의 암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이런 보충제 복용을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미 암 진단을 받은 내 환자와 같은 경우는 어떨까?
항암 화학요법을 받고 있던 유방암 환자 1,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치료 전과 치료 중에 항산화 보충제를 복용한 여성들은 암 재발 위험이 더 높았다. 반면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경우에는 이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항산화제가 항암 화학요법의 일부 암 억제 효과를 상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이보충제는 또한 항암제가 체내에서 대사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쳐, 이론적으로는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
FDA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식이보충제의 잠재적 이익이나 위험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최소한, 처방전 없이 복용하는 비타민이나 보충제가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그것들이 해롭지 않은지, 혹은 현재 받고 있는 치료를 방해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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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kael A. Sekeres,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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