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무렵, 한 사내가 술을 마신다 두어 평 남짓한 포장마차에 앉아 잘려나간 하루를 되새김질한다 주름진 목 안으로 불편을 밀어 넣고 있다 조순희 ‘소’눈이 크고 두려움 …
[2019-11-05]
세상은 아주 오래된 부엌입니다 길가로 난 어둑한 문 안에서 누군가, 느지막이 길 가는 이를 위해 가마솥 가득 붉은 수수죽을 쑤는 중입니다 타박타박 발자국에 물 한 바가지 부어 휘…
[2019-10-31]
언 손금을 열고 들어갔던 집 그녀는 가슴을 헤쳐 명치 한가운데 묻어놓았던 공깃밥을 꺼냈다 눈에서 막 떠낸 물 한 사발도 나란히 상 위에 놓아주었다 모락모락 따뜻한 심장의 박동 밥…
[2019-10-29]
어느 가을날 지리산 등성 어디쯤서 반달곰과 딱 눈이 맞는다면 마늘 몇 쪽 갖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 녀석과 살림 차려야지. 그 계곡 어디쯤서 날다람쥐 한 마리 만난다면 쳇바퀴 굴리…
[2019-10-24]
오만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 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 ㅇ ㅇ ㅇ 달아 놓은 곶감엔 ㅎ ㅎ ㅎ 제 아무리 숨어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경…
[2019-10-22]
나대로 살고 싶다나대로 살고 싶다어린 시절 그것은 꿈이었는데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나대로 살 수밖에 없다나이 드니 그것이 절망이구나김승희 작 꿈과 상처꿈과 상처는 청과물 상점에도…
[2019-10-17]
이른 아침 한 떼의 참새들이 날아와서는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날고마당을 종종걸음 치기도 하고재잘재잘 하고 한 것이 방금 전이다아 언제 날아들 갔나눈 씻고 봐도 한 마리 없다…
[2019-10-15]
썩은, 썩어가는 사과가 젖을 물리고 있다 하루의 시간도 한 해의 시간도 막바지 능선을 타 넘는 야산 언덕에서 썩은, 썩어가는 사과가 아직 푸른 힘줄이 꿈틀거리는 젖가슴을 …
[2019-10-10]
식당을 나서려다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알던 옛친구를 만났지. 우리는 서로를 껴안았지. 점심을 같이 먹은, 엘리자베스 시대 시인들의 성을 가진 옆에 있던 동료들은후에 남자를 껴안는…
[2019-10-08]
생각해 봤어, 당신이 복잡한 통로를 걸어갈 때 사람들이 발을 끌어당겨 당신을 지나가게 하는 일, 혹은 낯선 사람들이 흑사병의 잔해 같은 재채기라도 하면 ‘신의 축복을!…
[2019-10-03]
평해 오일장 끄트머리 방금 집에서 쪄내온 듯 찰옥수수 몇 묶음 양은솥 뚜껑째 젖혀놓고 바싹 다가앉은저 쭈그렁 노파 앞 둘러서서 입맛 흥정하는처녀애들 날 종아리 눈부시다 가지런한 …
[2019-10-01]
늦은 밤, 나무가지들이 창을 두드릴 때당신은 아마 생각할지 모르지, 사랑이란 자신의 뜨거운 프라이팬에서 뛰어나와 타인의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하지만, 사랑은 좀 더 복…
[2019-09-26]
복숭아나무가 감나무 손을 잡고 감나무가 자두나무 손잡는 걸 보니 새삼 눈물 난다 저 가지들이 내 인생에 들어와 은근슬쩍 연애라도 하자 하면 둥글게 과일 익어가듯 연애하다 보면 나…
[2019-09-24]
내가 자라면서 알던 예수님은 바깥을 좋아하시지.낚시를 하지 않을 때는무화과 열매를 따거나 겨자씨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곤 하시지.그는 먼지 덮인 길과 평범한 참새들과평원의 나리꽃을 …
[2019-09-19]
아고야, 무신 달이 저래 떴노금마 맨키로 훤하이 쪼매 글네야야, 지금은 어데 가가 산다 카드노마눌 자슥 다 내뿔고 갔으이고향 들바다 볼 낯빤디기나 있겠노 말이다가가 말이다본디 인…
[2019-09-17]웨이터가 주문을 받아간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음산한 점심 식당, 창밖에는 눈이 날린다 밖은 그새 더 어두워진 것 같다 주방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본 뒤 마지막으로 창밖을 지나가…
[2019-09-12]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오가며 눈빛 마주칠 때마다 열열이두 손 움켜쥐고 부둥켜 안는다 우리, 이렇게 뜨거운 사람들이었나? 잔치가 파하기 전 막차를 탔는데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2019-09-10]
입오므려 ‘보고 싶다’라고 중얼거린다이름도 알 수 없는 겨울새 한 마리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춤추듯 옮겨 않는다.저 새도 이 겨울을 나겠지?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다니며그…
[2019-09-05]
찻잔 속의 스푼 노란 봉투 속의 편지보드라운 종이 위에 글씨를 눌러쓰던 손아침의 웃음소리의자에 걸쳐진 여인의 하얀 셔츠 열린 창문, 공기 블랙버드의 노래또 다른 새의 침묵11월,…
[2019-08-29]
3호선 교대역에서 2호선 전철을갈아타려면 환승객들 북적대는 지하통행로와 가파른 계단을 한참오르내려야 한다 바로 그 와중에서그와 마주쳤다 반세기 만이었다머리만 세었을 뿐 얼굴은 금…
[2019-08-27]

























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김미선 서북미문인협회 회장시인
이희숙 시인·수필가
심상용 / 서울대 미술관장
서정명 / 서울경제 기자
한 영 재미수필가협회 회장
정영현 서울경제 테크성장부장 
연방 국토안보부가 10일 ‘국토안보 태스크포스’(HSTF) 뉴욕지부를 출범시켰다.HSTF는 마약 카르텔, 인신매매, 자금세탁, 갱단 등 국제범…

‘글로벌 앰버서더 티처스 프로그램’(Global Ambassador Teachers Program)은 국제 교사 교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불법체류자 100만 명 추방 목표 달성을 위해 초강경 조치를 본격화하면서 미주 한인사회에 불안감이 심각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