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웍, 문제해결 강조하는 ‘어드벤처 클래스’ 도입
뉴욕주 락빌의 사우스 사이드 하이스쿨 체육시간. 지상에서 35피트 떨어진 두 개의 전신주를 연결하는 25피트짜리 케이블에 한 학생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15세 소녀 알렉시스 스클레오스가 케이블에 6피트 간격으로 달린 로프를 하나씩 잡으며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케이블을 심하게 흔들린다.
아래서는 급우들과 교사가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라고 고함을 지른다. 무사히 건너 다시 땅을 딛은 알렉시스는 "무서웠지만 끝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한다.
마치 놀이공원에라도 온 것 같은 이 시간은 사실 이 학교의 체육시간이다. 45분동안 다지볼이나 농구만 하느라 뚱뚱한 아이들은 계속 뒤로 처지는, 과거 부모세대가 경험했던 전통적인 체육시간과 전혀 다른 이런 프로그램을 채택하는 학교들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5명정도의 남녀 공학반을 대상으로 팀웍과 모험을 강조하는 이 새로운 체육 교육은 ‘어드벤처 클래시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으며 맨 처음에는 학생들로 하여금 서로를 더 잘 알게 하는 게임으로 시작하여 점차 전략 액티비티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나무 블록을 하나씩 나눠주고 모든 학생들이 체육관을 바닥이 아니라 블록만 밟고 건너갈 수 있도록 놓게 하는 것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아이들은 지상에서 몇피트 위에 설치된 팽팽한 줄이나 천장에 매달린 그물등 특별히 디자인된 기구를 사용하며 앞에서 예를 든 공중 줄타기 같은 것은 맨 나중에 하게 된다. 이 경우 넘어지거나 떨어질 것에 대비, 아이들 몸에는 언제나 안전 로프가 매어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 어드벤처 클래스가 종래의 체육을 완전 대체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 액티비티에는 학생들의 체력단련에 필요한 심장혈관계 운동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선택과목으로 제공되거나 전통적인 체육시간중 일부로 편입되어 있기도 하다.
또 이 클래스는 실시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 예를 들어 뉴욕의 브렌트우드 교육구는 고공 모험 코스 설치에 지난 2년간 1만2000달러를 투자했으며 다른 교육구도 최근 2만5000달러를 들여 고공 모헙 코스 전체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해마다 수천달러를 들여 기재를 사들이고 교사를 훈련시키는 교육구들도 많다. 이 클래스가 시작된 이후 출석률이 좋아졌고 마약 같은 문제가 줄어들었다는 학생들 입에서 나온 소문이 교육계에 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학교가 사용하는 커리큘럼과 자재들은 모두 1971년부터 체육 클래스 혁신에 앞장서온 매사추세츠의 비영리기관인 ‘프로젝트 어드벤처’가 개발한 것이다. 원래는 도심 청소년들에게 자연을 경험케 하자는 의도로 출발했지만 자연의 요소를 학교로 가져가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프로젝트 어드벤처의 연구 및 개발담당 디렉터 낸시 테리에 따르면 해마다 이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2~3백개에 달하고 유사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회사들도 많아졌다는데 뉴욕의 롱아일런드 지역에서 지난 8년간 이 프로그램을 시행해온 새켐고교 체육교사 페기 터틀은 "팀웍 액티비티라는 점과 아이들에게 해결해야할 과제를 주고 뒤로 물러나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좋다"고 말한다. 터틀은 최근 캠퍼스내 나무 두 그루사이에 설치된 12피트 높이의 벽을 모든 학생들이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냈다. 벽 뒤로 지상 5피트쯤 되는 지점에 설치된 발판에는 단 2명만이 서있을 수 있고 일단 벽을 넘은 사람은 도와줄 수 없다는 조건이었는데 학생들은 물론 무사히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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