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 이렇게 힘든 에로도 있나? 액션 블록버스터 찍는 것 보다 몸이 더 힘들 걸!’
하드코어 섹스영화는 작품 수준과 무관하게 최소한 말초적인 관심은 끈다. 특히 주인공 역의 여배우는 호기심 짙은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남자 배우들은 많이 벗고도 주목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아이 러브 유> <클럽 버터플라이> <그녀에게 잠들다> <썸머 타임> 등 꽤 수위높은 섹스 표현의 영화들이 다수 제작되고 있다. 여기에 출연하는 남자 배우 이서진(아이 러브 유) 윤동환 김영호(클럽 버터플라이) 이주현(그녀에게 잠들다) 류수영(썸머 타임) 등을 통해 섹스물에 출연하는 남자 배우들의 고충을 살펴본다.
똑같이 옷벗어도 여자만 뜬다
그나마 여배우는 낫다. 여배우와 똑 같은 수준으로 옷을 벗어도, 아니 그보다 더 벗어도 상대 남자 역은 기억은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저 여배우 옷 벗는 것에만 관심 집중! 대신 한낱 에로배우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은 여배우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자 배우 없는 하드코어 섹스영화는 없다. 이들이 연기를 잘해줘야만 영화가 그럴 듯하게 나온다. 관심은 못받되 힘들고 위험한 일, 그것이 하드코어 섹스영화에 출연하는 남자 배우가 감당해야 될 몫이다.
액션 배우라 불러달라!
섹스신 촬영을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감독과 카메라, 조명 담당 등 극소수 스태프만 남겨 놓고 찍는다는 등 굉장히 예민한 상황에서 촬영이 진행된다는 말을 숱하게 들은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신 촬영 때의 고충으로 쑥쓰러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강조하나 몸도 못지 않게 힘들다. 보다 관능적으로 보이기 위해 오일을 잔뜩 바른 여배우와 레슬링을 하다보면 수시로 ‘미끈’, NG를 저지른다. 그래서 온 몸에 힘을 잔뜩 줘야 된다. 그러면 또 "야! 동작이 왜 그렇게 딱딱해" 곧바로 NG다. 이러다 보면 하루 종일 헤맬 수밖에 없다.
이색 멜로영화 <아이 러브 유>에서 서너 명의 여자와 섹스신을 펼치고 있는 이서진은 "격렬한 몸 동작 때문에 때론 ‘나? 액션배우 아냐?’라는 생각이 든다. 진한 베드신 한 번 찍고 나면 몸이 녹초가 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스스로도 ‘누워서 찍는 베드신이 뭐 힘들겠어’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섹스신에도 스턴트맨 있어냐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건네며 씩 웃는 이서진의 표정이 재미있다.
키스신 정도야 가볍지
이서진은 작년에 <공포 택시>로 데뷔한 이래 두번 째 영화 출연. 그나마 촬영 현장이 낯설진 않다. 하지만 <썸머 타임>의 류수영은 이제 데뷔다. 연기 자체가 낯선 신인이 섹스 연기를 해야 되니 얼마나 정신 없었을까.
류수영은 "처음엔 정말 넋이 빠져나간 기분"이었고 털어놨다. 그는 "모든 촬영을 마치고 나니 ‘섹스신까지 찍은 내가 이제 못할 것은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가 얼마나 고역을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는 소감이다.
류수영은 "키스신은 정말 가볍다. 진한 섹스 장면을 찍을 때는 일단 촬영장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주눅든다. 그리고 대사 대신 얼굴이나 몸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되기 때문에 ‘내가 지금 제대로 연기하는 거야’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돈다"고 밝혔다.
이서진도 "이제 세미 누드 섹스신 정도는 가볍게 찍는다. 중요한 것은 노출이나 표현 수위가 아니라 영화 전체 분위기와 어울리느냐 이기 때문에 섹스신 촬영 자체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는다. 처음엔 침이 바짝바짝 말랐는데."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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