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의 일종인 희귀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미국에 13년전 입양된 한인 어린이가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채 헤어져 살아오던 한국의 친동생의 골수를 이식받아 새생명의 길이 열려 한국과 미국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형제 주인공은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에 거주하는 친형 탐 샌키(14·한국명 이병조)군과 경북 경주시의 동생 이경호(5)군.
탐의 친부모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장남인 병조군을 생후 5개월만인 지난 88년 미국에 입양시켰고 탐은 한국 가족과 동생의 존재도 모른 채 미국인 양부모의 사랑속에 어였한 중학생으로 성장했다.
출생당시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없었고 왼손은 두 개의 엄지손가락이 있었던 탐은 두 살 때 성형수술차 병원에 갔다가 희귀한 선천성 빈혈의 일종인 판코니 빈혈로 판정돼 10년간 기나긴 투병생활을 해야했다. 최근 1년사이에는 백혈구가 급감하고 면역성이 저하돼 좋아하는 농구와 골프도 못한 채 학교만 간신히 다니고 있다.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탐과 조직이 같은 골수이식뿐이어서 양부모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골수 기증자를 백방으로 찾았지만 끝내 실패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아버지 마틴 샌키(44)와 어머니 린다 샌키(44)는 혹시나하는 생각으로 토마스의 입양단체였던 한국의 대한사회복지회에 연락, 탐의 생부모를 찾게됐고 생부모와 친동생 경호(5·경북 경주시)군등 가족의 혈액검사결과 경호군의 혈액유전자형이 탐과 같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따라 탐의 주치의인 신시내티 의대 어린이병원 골수이식센터 리처드 에크먼 교수는 한국을 직접 방문, 서울중앙병원에서 경호군의 골수를 채취한뒤 이를 직접 들고 5일 오하이오주에 도착한다. 탐은 오는 13일 병원에 입원, 21일 골수이식수술을 받은후 90일간 입원치료를 받게 된다. 에크먼 교수는 4일 "토마스는 골수이식을 못받을 경우 백혈병과 암의 합병증으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최종 결과는 수술을 해봐야 알지만 토마스의 완쾌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마틴은 "결혼 후 6년동안 아기가 없어 탐을 입양했는데 이후 기적적으로 아내가 두명의 딸을 낳는 등 우리에게 탐은 복덩이"라며 "골수를 준 동생 경호군과 기꺼이 나서준 탐의 친부모, 치료를 위해 한국까지 방문한 주치의 해리스 교수 그리고 관심을 가져준 한인커뮤니티에게 감사드린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병조군의 친어머니(38)도 "태어나자마자 젓한번 제대로 못 먹이고 떠나버린 병조를 살려달라"며 호소했다.
한편 경호군의 누나도 최근 혈액검사결과 탐과 같은 판코니 빈혈이 있는 것을 판명됐는데 경호군과 누나의 혈액유전자형도 같은 것으로 확인돼 경호군은 미국에 있는 친형뿐만아니라 한국에 있는 친누나의 두생명을 구하게 됐다.
한편 96년 미공군사관학교 재학생으로 백혈병을 앓았던 성덕 바우만 군, 97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맸던 데이빗 파머군도 한국계 입양아로서 골수이식수술을 받았지만 입양된 후 친혈육으로부터 골수를 이식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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