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계에 줄대기구태, 한인입지 좁히는꼴
“저토록 뜨거운 열정의 일부를 이곳에 쏟아 부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한인사회의 정치력이 강해졌을 텐데…”
유명 정치인 보좌관으로 활동중인 한 1.5세는 얼마 전 끝난 한국 대선과 관련, 선거 몇달 전부터 후원회가 조직되고 수백명의 회원명단 발표를 통해 세과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많은 한인들은 비록 한인사회가 이민 10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 지향적 생활방식·주류사회 행사에 대한 참여의식 부족이 진정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자리를 잡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번 대선을 제외하더라도 한인사회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한국 정부와 관련된 민주평통 회장자리를 놓고 본국 정치인과 줄을 대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는가 하면 유명 정치인의 LA 방문 때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도 정작 한인타운 발전과 밀접히 연결된 ‘주민의회’ 정관 제정이 코앞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주민의회’ 조직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피터 박군은 “그동안 수없이 참여를 호소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면서 “나중에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잔 유 KAC 4.29센터 디렉터는 “이젠 한인사회가 물질적 이민생활 패턴에서 정신적 이민생활의 정착을 실현시켜 나가야 할 때”라며 미국의 문화와 관습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의 제도를 이해하고 시민권 취득을 통해 얻게 된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하는 것, 영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 등이 모두 한인사회의 주류사회 진출과 코리안 아메리칸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디렉터는 또 다양한 미국의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찾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강석희 전 한미민주당협회장은 “한인의 정체성을 계속 고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국을 배우고 이해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우리의 역할과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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