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4년전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Net)이라는 프로젝트를 출범 시켰다.
한창 인터넷 붐이 일었던 시기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심지어는 IT 전문가들도) "닷컴(.Com)이 하향세를 보이니까 다른 전략을 추진하는구나."라고만 생각했었다.
비슷한 시기에 서로 앙숙관계에 있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는 닷컴(.Com)이라는 프로젝트로 한창 들떠 있었던 것도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데 한몫을 했었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인 자본주의 기업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열성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 홍보자료를 만들어도 정작 ‘닷넷’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격렬하고, 심지어는 그 의미조차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IT분야에서 오래 일을 해왔지만, 매번 틀리게 설명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에 계속 혼돈만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닷넷 프로젝트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현재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을 모두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소프트웨어로 바꾸자는 전략이다.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가 핏대를 올리기에 충분한 규모이다.
만약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황홀하겠는가?
모든 기업과 사용자들이 닷넷이라는 이름 하에 진행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들로서는 꿈에도 그리던 완전한 독점을 이루게 될 것이다.
모든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시키는대로 비용을 지불할 것이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지금처럼 몇일 지나 보완 소프트웨어만 발표해주면 되는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방향을 잘못 정한 것 같다. 아니, 빌게이츠가 공식 석상에서 닷넷에 대한 발표를 할 때마다 말을 바꾸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까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너무 깊숙이 들어와버린 것 같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미국의 언론들도 최근에는 "닷넷은 닷낫옛(. Net Yet)"이라며 비웃을 정도이다.
1995년 Windows 95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이면서 일약 성공을 거두었던 빌게이츠가 지금도 그때와 전혀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단정하고 잘못된 수를 두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울 뿐이다.
그때는 개인 컴퓨터가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단계였고, 소비자들로서는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이상 그런 환경이 아니다. 전세계의 수백만의 프로그래머들이 모여, 정보의 공유를 외치며 진행중인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어 저렴한 비용에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고, 다른 기업들의 제품들도 많이 있다.
한가지 높이 평가를 해줄 것이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XML과 웹 서비스 프로토콜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고 표준을 따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멋진 비전이라도 시장에서 살아남고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도록 생명을 불어 넣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HP의 전 CEO 루 플랫이 1999년 HP의 E-스피크(E-speak) 기술을 홍보하면서 계속된 개념 미정립으로 프로젝트 자체를 포기한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닷넷의 기술을 집합시킨 Windows Server 2003이 조만간 출시된다고 한다.
필자는 현재 이 서버 제품군의 집필을 의뢰받아 테스트중인데, 다음 컬럼에서는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대 경쟁자는 리눅스와 유닉스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들의 제품이다.
<김형백>
dkim@beneset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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