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들, 로웰고에서 A학점 받기 어렵고, 명문대 진학 어렵고
로웰고에 가면 A학점 받기가 어려워 명문대 합격이 오히려 힘들다
미 서부지역 최고의 명문 공립학교로 자타가 공인하는 샌프란시스코 로웰고등학교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하는 한인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샌토마스 중학교에 재학중인 한인학생중 3명이 지난 15일 로웰고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입학등록 마감일인 19일에 1명만이 로웰고에 등록을 마치고 나머지 2명은 사립인 세인트 이그나시우스와 세이크리드 하트 고교로 각각 진로를 바꿨다.
로웰고 한인학부모회는 올해 10명 이상의 한인 중학생들이 합격통지를 받았지만 실제 등록생은 지난해 수준인 7명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어반의 개설 초기인 94년에 25명, 95년에 29명이 입학했던 것에 비해 거의 1/4 수준으로 떨어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로웰고에 입학하는 한인학생들이 줄어드는 원인은 1차적으로 96년부터 시행된 자유경쟁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인종별로 입학쿼터를 주었으나 중국계 커뮤니티가 소송을 제기, 자유경쟁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한인입학생들은 96년 16명, 97명 15명, 98명 14명 등 절반 이하로 줄었다.
최근 입학생이 10명 이하로 더욱 줄어든 2차 원인은 합격 통지서를 받고도 등록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기 때문이라 것이 학부모들의 분석이다.
과거 로웰고 합격은 UC계열은 물론 아이비 리그 명문대학 진학의 지름길로 꼽혔으나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겨루는 상대평가에서 좋은 학점을 얻기가 어렵다는 소문이 나면서 입학을 꺼리는 합격생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UC버클리의 외부 입학사정관을 지낸 알렉스 허 아이비리뷰 원장은 로웰고에서 30등 안에 드는 것이 쿠퍼티노의 몬테비스타 고교에서 10등 안에 드는 것보다 어렵다면서 로웰고 출신들은 GPA 평점이 낮아 입학사정에서 불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래도 로웰고에 진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인 학부모들도 많다. 지난 20일 한국어반 기금모금을 위한 학부모회의에 참석했던 한 학부모는 학점이 박하다 해도 명문학교에서 사춘기를 보내면 성장과정에서 도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딸이 로웰고 합격통지를 받고도 세이크리드 하트 고교에 등록시킨 이모씨는 중국계가 주류인 로웰고에서 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낼 자신이 없다고 진로변경의 이유를 말했다.
명문대 입학을 자녀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감고있는 한인들의 교육관에 비추어 로웰고 기피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또 다른 학부모는 우려했다.
이같은 현상은 북가주 공립고교로는 유일하게 정규 크레딧 외국어과목으로 한국어를 개설하고 있는 로웰고의 한국어반이 늘 수강생 부족으로 강좌폐쇄의 가능성을 안고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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