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 김진태
노부부들이 다정히 산책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답다. 가끔은 이민 온지 얼마 안 된 부부들이 티를 내느라고 그러는지 남편은 앞서 쭐레쭐레 걷고 부인은 몇발 뒤에서 행여나 뒤처질까 열심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도 몇 달 전 부모님들의 회혼식을 다녀왔지만 고령에 해로하는 분들은 복 받은 분들이다.
인생을 오래 산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그분들도 젊은 시절 수많은 시행착오와 결점들을 드러내며 남들과 불편한 관계도 되어보고 또한 선한 일로 남들을 감복시키기도 한 분들이시다. 인생의 고락을 골고루 맛 본 분들이니 젊은이들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 노년에는 깨끗함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손자들에게 냄새는 할아버지, 할머니로 찍히기 전에 항상 몸을 깨끗이 해야한다. 손주들에게 존경받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야 남에게도 존경받는 어른이 될 수 있다. 나이들수록 곱게 늙으라는 옛 어른들 말씀은 너무나도 지당하다. 똥고집만 남아서 남의 말은 한마디도 귀에 담으려하지 않고 남의 일에 쉬지 않고 참견하면 인기를 잃는 건 물론 다시는 젊은이들이 근처에 얼씬거리질 않는다. 아무리 인생에서 배운게 많아도 젊은이들 또한 새로운걸 매일 배우니 혼자서 유식을 뽐내려다 망신당할 수도 생긴다. ‘컴퓨터’로 하루를 지새는 젊은이들에게 본인들의 지식 자랑 만하면 머지않아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인기 있는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는 분들이다.
식당에 가서도 잔소리 많고 요구사항이 많으면 찬밥이 된다. 식당에서도 웃음 진 얼굴로 젊은이들에게도 반말 안 하는 노인들은 종업원들도 알아서 잘 모신다. 노인이면 젊은이들이 무조건 떠받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모든게 자기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걸 젊은이들만 위한 말씀이 아니다. 이제는 어른도 어른답게 행동하고 대접을 받게 생활해야 한다.
요즘 신문에는 황혼에 접어든 분들이 평생 심혈을 기울여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실린다. 미국엔 재벌들의 기부는 사회풍습처럼 되었지만 고국에선 아직도 자식한테 재산 물려주는 재벌들이 상당수다. 자식들에겐 성경말씀처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야하 할텐데 아직도 잡은 고기를 그냥 주려는 분들이 말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물려주어도 세상풍파를 뚫고 나갈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재산 유지는 공염불이 되기 싶다.
늙어서도 욕심을 못 버리는 어른들을 보기는 어렵지가 않다. 그만큼 욕심부리는 노인들이 많다는 얘기다. 인생의 정리단계에서 재산이나 더 불릴 생각이나 하던지 남의 것을 탐내하는 분들은 정말로 불쌍한 분들이다. 얼마 전 고국의 노 정치인이 말년에 서쪽 하늘을 붉게 물 드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본인은 물론 말년에 조국과 국민을 위해 멋진 봉사를 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다 끝나가는 정치인생에 무엇이 아쉬워 그렇게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바둥바둥하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국민이 있다면 참으로 서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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