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화상회의 수준… “또다른 커뮤니티 형성”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에
비디오 기술 첨가
6명과 동시에 ‘만남’도
그렉 스캇이 미네소타주 이건의 한 교회에 이라크 파병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화상대화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먼 곳에 있는 사람, 아니 바로 옆방에 있는 사람과도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기는 오랫동안 공상과학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넘어야 할 기술적 장애가 많았기 때문인데 그중 중요한 요인이었던 고속 인터넷 접속이 일반화되면서 이제까지 대기업에서나 사용되던 화상회의가 가정에도 보급되고 있다. 아직 얼마나 많은 가정에서 이와 같은 전자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사용하는지 통계는 없지만 소비자층은 과거처럼 하이텍 기술자 같은 특수층이 아니라 일반인들로 확산되고 있다.
제품 선택의 범위도 넓어져 대형 평면 플라즈마 TV 한대 장만할 정도의 고가품부터 전기와 인터넷에만 연결시키면 되는 저렴한 것까지 다양한 것들이 나와 있는데 TV 화면 수준의 컬러 이미지가 비슷한 수준의 또렷한 소리와 함께 전달되려면 최소한 초당 128킬로비츠의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전송할 고속 인터넷 접속은 꼭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화상회의용 소프트웨어도 크게 개선되어 이 기술이 더 효율적이고 사용이 용이해진 덕분에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전화로는 전혀 전달할 수 없었던 주요 표현 수단들인 표정, 손등 바디 랭기지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뉴욕의 포댐대학의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매니지먼트 담당 존 캐리 교수는 “초기엔 주로 신기술 애호가나 과시주의자, 포르노 업자들이 사용하던 웹캠을 이용한 화상회의가 최근 소비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대중화된 인스턴트 텍스트 메시징에 비디오를 첨가할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말한다. 블로그에도 비디오가 가미되고 있는 분위기에 힘입어 3년 전만 해도 외면되던 기술이 수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 비디오폰 사용자들, 특히 여성들은 혹시 속옷차림으로 얼떨결에 전화를 받았다가 비디오폰에 비칠까봐 걱정했지만 요즘 시스템들은 대부분 이미지 전송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하게 하므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외곽의 이건에 사는 그렉 스캇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고속 화상회의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이라크 파병 군인 가족들을 현지의 군인들과 연결시켜 주기 위해서다. 그의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 전화회사도 T1을 무료 제공했기 때문에 많은 이라크 파병 군인들이 가족들과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자리잡은 ‘8×8’이 만드는 비디오폰 ‘패킷8’에는 5인치짜리 액정화면이 달려 있어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자기 집에서 직접 사용하면서 얼굴을 보고 하는 전화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흡인력을 가지는지를 확인했다는 8×8의 브라이언 마틴 사장은 네살배기나 할머니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이 전화기를 곧 병원에 설치하여 입원중인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와 통화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전화기는 타 기종의 웹 기반 화상회의 시스템과는 통하지 않지만 상대방도 같은 전화기를 사용하면 만족스럽다고 사용자인 애틀랜타의 투자분석가 크리스토퍼 스완(34)은 말하는데 바로 같은 화상대화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팰토크’가 무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와 기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동시에 6명과 얼굴 보며 이야기할 수 있다. 이때 스크린에 뜨는 이미지는 고정된 것이지만 일년에 40달러를 내면 비디오 이미지를 주고받는 양방향 비디오 대화가 가능하다. ‘팰토크’가 이 서비스를 제공한 지난 6년간 3,000만명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했으며 현재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은 300만명을 헤아린다고 이 회사의 제이슨 카츠 사장은 말한다. 어떤 사람은 이 시스템 안에서 새로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오하이오주 데이튼에 사는 40대 테크니션 데니스 루드윅은 지난 4년간 이 서비스를 이용, 정규적으로 화면에 뜬 6명의 얼굴을 보며 대화를 즐겨 왔는데 그는 그들과의 관계가 너무 순수해 인터넷에서 사귄 많은 사람들을 친척처럼 여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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