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디아’먹으면 살 좀 빠질까
아프리카 종족이 먹었다던 식물서 추출
제약사 개발경쟁… ‘체중조절 약’ 관심집중
의사들은 “약효·건강 위협 증명안돼”
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산족은 멀리 사냥을 나가기 전에 ‘후디아 고르도니이’를 먹는다. 가시가 뾰족뾰족난 오이 모양의 선인장 줄기를 잘라서 그 우유같은 가운데 부분을 먹고 나면 전혀 배고픈 줄은 모르는데 기운은 넘친다는 것이다.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산족은 ‘후디아 고르도니이’를 먹으면 배고픈 줄을 모른다고 말한다. 호디아 고르도니이를 그린 것.
후디아가 자라는 사우스 아프리카, 보스와나, 나미비아 같은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이미 시중에는 후디아 성분이 들어갔다는 수많은 약들이 나와 있다. 파이저 제약회사가 후디아를 이용한 식욕억제제 개발을 고려중이라는 보도가 나간 이후 지난 2,3년간 후디아를 말려 가루로 만들어 캡슐에 넣었다는 약 시장은 급속히 성장, “수요는 하늘을 찌르는데 공급은 턱없이 달린다”는 것이 몇 안되는 후디아 수출업자인 휴 라몬드의 말이다.
그중 하나인 ‘후도바’란 제품은 온라인에 ‘식욕은 죽이고 기분은 살려 에너지로 충만케 한다”고 광고하고 있고, 또 다른 브랜드 ‘퓨어 후디아’ 제조사들은 ‘뇌로 하여금 배가 부른 것처럼 믿게 해서 필요없는 체중을 줄이기 쉽다”고 뽐내지만 문제는 후디아란 식물이나 그 대체제의 인체에 대한 효능 및 약효를 측정한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체중감소를 전문으로 하는 많은 의사들이 후디아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효가 증명되지도 않았고, 건강상의 위협 또한 알려지지 않은 제품은 양심상 환자에게 권할 수는 없다”고 뉴욕 프레즈비테리언/웨일 코넬 병원의 체중조절 프로그램 영양 전문가인 조나단 웨이트먼 박사는 말한다.
피츠버그대학 체중관리센터 소장인 매들린 펀스트롬 박사는 배고픔을 억제하거나 자극하는 식품을 찾아내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전제한다. 그러나 그 식물이 산족의 배고픔은 누그러뜨렸지라도 그것을 가공해서 만든 약까지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약을 먹는 사람들은 산족만큼 운동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음식에는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후디아가 식욕을 억제시킨다 가정하더라도 도대체 약으로는 얼마나 먹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먹어도 안전한지등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영국의 한 회사가 실시한, 출판되지 않은 연구에 따르면 후디아 성분이 든 약을 하루에 2번씩 15일간 먹은 9명의 남자는 위약을 먹인 비슷한 크기의 집단에 비해 칼로리는 덜 섭취하고, 체지방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가 작고 기간이 짧았으며, 전문지에 게재되지도 않아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 연구는 1997년에 사우스아프리카의 과학및 산업연구소로부터 후디아의 성분인 P57의 개발 허가를 획득한 영국회사 ‘파이토팜‘이 한 것이다.
파이토팜은 파이저와 제휴하여 P57 성분의 약을 개발하기로 했으나 파이저가 2003년 중반부터 흥미를 잃어버리자 세척제, 방향제및 다양한 식품을 생산하는 ‘유니레버’와 제휴하여 P57 성분을 음식및 음료에 넣을 방법을 찾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이 성분의 안전성및 유효성 측정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3년이 지나야 비로소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쨌든 야생초인 후디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프리카에서는 갑작스럽게 채집 열풍이 불어 후디아는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다. 이에 라몬드및 기타 수출업자들은 합법적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우스 아프리카에 후디아 농장을 마련해 놓았다.
유니레버사가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10종의 후디아로 만들었다는 약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2종에는 P 57 성분이 거의 없었고, 4종에는 소량, 4종에는 상당량이 들어 있었다. 후디아 약의 성분은 다양해 어떤 것은 녹차추출물과 코코아 추출물을 넣기도 했다. 60개들이 한병에 가격도 20~60달러로 천차만별이다.
파이저가 후원한 실험 결과 P57을 쥐의 뇌에 주사해보니 이 물질은 식욕조절 중추인 해마에서 에너지 대사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P57은 간에서 매우 잘 분해되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에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연구자인 브라운메디컬센터의 데이빗 매클린 박사는 말한다. 아울러 비만인 사람중에 간에 비정상인 사람은 후디아를 섭취할 경우 복합적인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결국 “이 약도 의사의 감독 아래 먹어야만 할 것”이라고 체중감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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