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은 포화”… 남성 스킨케어 시장 급성장
‘프록터&갬블’사
남성화장품 진출후
거액에 ‘질렛’인수
로레알·P&G 등도
시장 선점 경쟁돌입
주름살부터 각질 제거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제품들로 여성용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화장품 회사들의 관심이 남성에게로 모이고 있다. 보스턴의 ‘질렛’부터 영국의 ‘킹 오브 셰이브즈’에 이르기까지 제조사들은 남성용 클린저, 모이스처라이저, 노화방지 로션및 바디 스프레이 등을 새로 내놓고 있으며, ‘CVS’ 같은 소매업체들은 매장내 남성용 스킨 케어 제품 진열 면적을 4배로 늘이고 있다.
작년 남성용 화장품 매출은 1억800만달러로, 80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스킨케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비교적 작았지만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잇 가이’ 같은 TV 프로그램이 남자들에게도 멋내기나 피부를 부드럽게 가꾸는 것은 미덕이라고 설파하고 있는 요즘, 그 비중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현재 모든 퍼스널 케어 부문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남성용 스킨케어로, 작년에 전체 스킨케어 제품 매출 성장은 5%가 못됐지만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 매출은 16%나 증가했다.
이쯤 되니 미국 최대의 소비자제품 제조회사 ‘프록터 & 갬블’은 ‘올드 스파이스’ 바디 워시로 남성용 스킨케어 시장에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남성용 퍼스널 케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570억달러를 주고 면도업계의 거물 ‘질렛’을 매입했다. 이미 ‘올레이’나 ‘넉지마’ 같은 브랜드를 통해 스킨케어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와 경험을 쌓은 P&G 같은 거물은 경쟁사들에게는 힘겨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질렛’은 단연 미국 제일의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다. 100년이 넘도록 남성들의 몸단장 습관, 수염과 피부에 대해 연구해 온 이 회사는 1년전 클린저, 셰이빙 젤, 모이스처라이저를 각각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도록 단순화시킨 ‘질렛 컴플릿 스킨케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즉 남자들도 얼굴을 닦고, 면도하고, 보호하라는 의미다.
‘로레알’이 새로 내놓은 스킨케어 제품 라인 ‘멘즈 엑스퍼트’에는 얼굴비누, 각질제거제, 주름방지 모이스처라이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유럽의 스킨케어 브랜드인 ‘뤼멘’은 9월께 CVS에서만 독점 판매할 ‘스킨텍 포 멘’ 라인을 출시한다. 이 라인에는 얼굴용 스크럽과 신기술을 도입한 얼굴용 크림등이 들어 있다.
‘질렛’의 퍼스널 케어 사업부문 사장인 매리 앤 페스키는 “남성용 스킨케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성용처럼 다른 제품을 쓰던 사람을 뺏어 오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쓰지 않던 사람들이 쓰는 것이므로 실제로 시장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평생 목욕하는 비누로 얼굴도 닦으며 전혀 불편없이 살아 온 남자들에게 클린저와 로션도 따로 필요하다고 설득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남자답게 해야 하니 말이다. ‘질렛’은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빗 베컴을 기용, 말쑥하게 몸단장을 하는 것이 남자답지 못한 일이 아니라고 광고하고 있다. ‘로레알’은 메이저 리그 야구 게임 기간 남성용 잡지와 체육관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할 예정이다. 제조사들은 남성용 화장품 포장에 스틸 그레이나 파랑, 주황등 남성적인 색깔과 힘을 강조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화장품을 쓰더라도 남자들이 아직 전통적인 관념까지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중 가장 앞서가는 것은 ‘킹 오브 셰이브즈’의 파운데이션처럼 색깔이 들어 있는 모이스처라이저다. 미국보다 조금 먼저 남성용 스킨케어제품이 뜨기 시작한 영국에서 이 브랜드 제품중 가장 잘 팔리고 있으므로 미국 남자들도 곧 그렇게 할 것으로 이 회사 창립자이자 사장인 윌 킹은 확신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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