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내 뜻대로 안 되는 것 세 가지가 있는데 돈, 골프, 그리고 자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농사 중에 가장 어려운 농사가 자식농사라고 해왔다. 조국과 부모형제의 품을 떠나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큰 아메리칸 드림의 하나가 바로 자녀교육의 성공이다.
성경에 의하면 자식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생명체라는 선물이다. 칼릴 지브란은 그의 책 ‘예언자’에서 자식에 대하여 이렇게 노래한 적이 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딸이다/그들은 당신을 통해 왔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그리고 그들은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당신은 그들에게 사랑을 주어도 좋지만 당신의 생각을 주어서는 안 된다…”자식은 신의 손에 의해 지어진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걸작품이라는 믿음이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자아상의 근거가 되어야 하고, 여기서부터 자녀교육의 진지함이 시작된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이란 말 앞에선 늘 작아지는 걸 느낀다. 가정에서는 자녀를 교육해야 하고 교회에서도 성도들 교육을 해야 하는 입장인 나에게는 더 많은 부담이 있다. 예전에 자녀가 어렸을 때는 오히려 겁 없이 담대히 말했던 것 같은데 자녀들이 점점 자라면서 예전처럼 그렇게 힘이 실리진 못하는 것 같다.
얼마 전 국적취소 해프닝이 한국과 이곳 LA의 뉴스거리가 되었다. 원정출산 등으로 이중국적을 얻은 사람은 병역의 의무를 마치기 전 한국국적을 버릴 수 없도록 한 새 국적법이 국회에서 통과한 후 LA서만도 국적이탈 신고를 한 사람이 16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자녀교육의 아포리즘은 이것이다. 자식은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고 배운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가르쳐도 말은 소용없다. 듣기보다는 눈으로 보면서 배우는 것이고, 느낌으로 배우게 된다. 예를 들면, 담배 피는 부모로부터 담배 피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거의 나중에 담배 피운다. 술 먹고 소리 지르고 가족 학대하는 것 보고 자란 아이는 그렇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민자들인 우리는 자녀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인생 교육을 몸으로 보여주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어린 자녀에게 일찍부터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는 것, 고급 자동차를 사준다거나 고급 브랜드에 눈을 뜨게 하는 것, 자식의 결혼식을 너무나 호사스럽게 하는 그런 모습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다만 인생이 무엇이며 가난이 무엇인지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사람은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보고 배운다는 것을 기억하자.
김 병 호
(횃불교회 목사)
(LA 기윤실 실행위원) 213)387-1207. www.cemk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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