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유탄맞아 중태
한국에서 온 60대 남성이 여동생 집에서 술에 취해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11일 밤 샌프란시스코 인근 알라메다 카운티 더블린 고급주택에서 발생했다. 또 경찰의 총격과정에서 여동생의 남편도 유탄에 눈을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경찰의 과잉행동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더블린 경찰국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40분께 한국에서 온 이광태(61·인천)씨가 여동생 김지영씨 부부와 술을 함께 마시다 언쟁이 발생, 김씨의 남편 김광구(51)씨와 심한 고성이 오가는 몸싸움으로 비화됐다.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다 칼을 들고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이씨를 발견, 칼을 버릴 것을 명령했으나 이씨가 응하지 않자 총격을 가했고, 팔에 총상을 입은 이씨가 경관들 쪽으로 몸을 돌리며 움직이자 다시 수발을 발사했다. 이씨는 가슴 등에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때마침 이씨를 피해 2층 침실문을 잠그고 숨었던 김씨는 문을 뚫고 날아온 유탄에 왼쪽 눈과 팔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이씨가 명령을 따르지 않고 위협적인 행동을 취해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숨진 이씨가 전혀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데다 경관들에게 대항하지도 않았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소식을 접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즉각 교민담당 영사를 보내 위로하는 한편 수사당국에 공정한 조사를 요청했다.
“경찰 과잉대응 탓 생긴 살인”
숨진 이광태씨 가족 “소송 불사”
11일 발생한 더블린 한인가정 경관 총격사건은 ‘정당방위’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더블린 경찰국은 숨진 이광태씨가 칼을 들은채 경관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고 위협적인 행동을 취해 총격을 가했다며 ‘정당방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졸지에 오빠를 잃고 남편까지 중태에 빠진 김지영씨는 “오빠는 칼을 휘두르지도 않았고 위협적인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며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발생한 살인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씨는 또 “처음엔 공포탄인줄 알았다”며 “오빠를 제압할 다른 방법들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무조건 법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이 사건은 우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한인사회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관광왔다가 남편을 잃은 이씨의 부인 오양님씨도 “같이 죽고 싶을 뿐”이라며 “영어만 할 줄 알면 경찰의 멱살을 잡고 싶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이씨가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데다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의 투항명령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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