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영대학에 비상이 걸렸다. 경영학을 가르칠 교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경영대학의 수는 늘고 있지만 정작 경영학 교수의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 경영대학들이 극심한 교수 구인난을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치열한 학생 유치전을 치러온 경영대학들이 이제는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학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고 경영대학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 세계 경영대학에 대한 인증을 실시하고 있는 세계경영대학협회(AACSB)의 리처드 소렌센 회장은 “교수 자리가 사람보다 2∼3배 더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이애미대 리처드 파머 경영대학의 로저 젠킨스 학장은 “최근 3∼4년 동안 경영학 박사학위를 따는 사람의 수가 매년 20%씩 줄었다”며 “이 같은 경영학 교수의 공급 감소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주립대들의 예산 삭감이 경영학 박사과정의 축소로 이어진 것이 교수 공급 감소의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교수가 될 사람은 줄고 있는 데 반해 경영대학의 수는 급증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을 교수로 채용하려는 다른 국가들의 경영대학 급증세가 교수 구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AACSB가 인증한 미국 이외 지역의 경영대학의 수는 지난 2000년 21개에서 지난해엔 80개로 불어났다. 박사학위를 따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에 곧바로 기업에 들어가 많은 연봉을 받으려는 경영학 전공자들이 느는 것도 경영학 교수 부족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애쉬랜드대 경영학 교수인 리처드 시몬스는 “경영학석사(MBA)들은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최소 4∼5년간 얼마 안 되는 대학원 조교 수입만으로 생활하기보다는 곧장 6만달러정도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기업체 취직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시내티 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올 가을부터 마이애미대에서 교편을 잡는 브렛 스미스는 “마이애미대에서 받는 연봉이 자신이 4년 전 기업에서 일할 때의 60∼65%에 불과하다”며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사람의 경우 교수가 되면 궁핍한 생활을 견뎌야만 한다”고 털어놓았다.
마이애미대는 교수 연봉을 올리기 위해 내년부터 경영대 학생들의 학점당 수업료를 25달러 더 받기로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수많은 경영대학들의 문의가 마이애미대에 빗발쳤다.
경영대학들은 경영학 박사학위 소지자가 부족해지자 통계학 수학 사회과학 등 관련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 MBA를 갖고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부 강의를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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