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뉴올리언스는 언젠가 한번은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을 다녀왔던 지인들은 뉴올리언스를 ‘재즈의 고향’ 혹은 ‘프랑스풍의 도시’라고 입에 담았다. 이들의 설명을 들을 때면 그 곳을 방문, 먼 훗날 추억 속에 뉴올리언스의 모습을 담아두리라 생각했다.
뉴올리언스가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지난해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 전체가 황폐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도시 재건을 위한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는데 재건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자금도 부족하고 관민이 재건 계획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어 재건의 완료 시기는 늦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재건 작업이 완료된다 해도 뉴올리언스는 생명이 없는 도시로 전락할까 우려된다. 교통체증·소음·과밀학급 등 도시의 제반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도시는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카트리나가 강타하기 전 46만5,000명에 달했던 뉴올리언스의 인구는 현재 20만명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비영리 싱크 탱크 랜드사는 2008년 8월이 돼야 이 곳의 인구는 27만명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여론조사 결과, 카트리나를 피해 이곳을 떠난 대다수 사람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은 집과 일자리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지면이 해수면보다 낮은 도시의 제방이 허리케인으로 다시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허리케인이라면 머리를 젓고 있는 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면 폭설·폭풍우·강풍 등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자문하고 있다. 최근 AP통신의 기사는 이들의 질문에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들은 미주리·일리노이주 등 중서부로 보금자리를 옮길 수 있다. 하지만 그 곳은 지난 주말 토네이도가 덮쳐 인명 및 재산피해가 속출한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구미가 당기지 않는 곳이다.
따뜻한 태양과 푸른 파도 넘실거리는 캘리포니아주를 염두에 둘 수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지진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곳이다.
시카고·뉴욕·필라델피아 등 도시는 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살만한 곳이 못된다. 지난 95년 시카고에 무더위가 엄습, 4일 동안 주로 연로한 사람 700여명 목숨을 잃었다. 특히 뉴욕 혹은 워싱턴 DC는 테러범들의 범행 목표 도시가 아닌가.
자연 재해로부터 매우 안전한 도시로 유타주의 블랜딩이 손꼽히고 있다. 주위가 절벽으로 된 탁상의 암층 대지 위에 세워진 곳으로 홍수가 난 적이 없다. 시 매니저 크리스 웹은 “지진 혹은 토네이도 등 어떤 종류의 자연 재해로 고통을 당한 기억이 없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가뭄이 때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델라웨어 대학 기후연구센터는 “불행하게도 미국의 지도를 펴놓고 보면 어느 곳도 어떠한 자연 재해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없다”고 밝혔다. 기사는 결론을 맺지 않았다. 마음대로 확대 해석하면 우리가 현재 발붙이고 있는 곳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추가로 미 연방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교통사고로 4만2,636명이 숨졌고 강력 범죄의 희생자가 137만명에 달했음을 밝혀 둔다.
뉴올리언스의 재건 작업이 예정대로 이루어져 도시의 생생한 모습을 되찾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때가 되면 그 곳을 꼭 찾아가 보리라. 특히 지상 최대의 공짜 쇼라 불리는 ‘마디 그라’ 축제가 열리는 기간을 잡아 그 곳을 찾고 싶다.
황동휘 국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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