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덕분에 고객이 늘었다며 땡큐 전화를 해주셨네요.”
본보 경제섹션의 ‘타운 샤핑몰을 간다’ 시리즈를 취재한 후배기자가 업주 몇분의 감사 전화를 받았다며 흐뭇해한다.
올 초부터 연중 기획으로 매주 한 차례씩 내보내는 이 시리즈는 사실 어느 기사보다 ‘발품’이 많이 들어가 경제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피하고 싶은’(?) 취재,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가슴이 훈훈해졌다. ‘기자들이 고생한 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은 아니다.
한 곳의 상가를 2개 면에 걸쳐 소개하는 이 시리즈는 적잖은 샤핑몰 가운데 취사선택하는 일부터, 적게는 10여곳, 많게는 20~30여 곳에 달하는 입주 업소들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한다. 그뿐이랴. 기사 작성 때나 편집된 지면이 나왔을 때 업소들의 대표 이름과 사진을 대조하고 전화번호도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니 부담이 꽤 된다.
개성 철철 넘치는 각양각색의 업주들에게 ‘거의 똑같은’ 질문을 쉴 새 없이 쏟아내노라면 침이 마르고, 목은 아프고, 머리는 멍해진다. 단체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 고성방가 하듯 업주들 불러모으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어느 새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황당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한 동료기자는 “사장님이 안 계신다며 대신 인터뷰하던 한인이 한 20분쯤 지나서 천연덕스럽게 ‘사실은 내가 사장인데요. 혹시나 해서 아까 말을 못 했어요’라고 해 기가 꽉 막히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또 업소를 방문할 때 분명히 ‘기사’ 때문에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는데도 “‘광고’ 안 내는데요”라며 굳이 단어를 바꿔 면박을 줄 때도 있다. “기사와 광고를 구분 못하는 한인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는 게 기자들의 이구동성.
“잘 모르겠는데 ×시에 다시 오실래요” “생각 좀 해보고 며칠 내 전화할게요” 등 “빼기형”이나 실컷 설명 다 듣고선 “그거 왜 하는 건데요” “할 말이 별로 없거든요”라고 되받는 ‘딴청형’도 ‘괴로운 상대’다. 물론 성의껏 취재에 응해준 한인 업주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샤핑몰 시리즈를 굳건히 밀고 나가는 이유는 한인 상권을 살리는데 일조하자는 것. 타운업소를 제대로 알려줘 주류업소에 빼앗긴 한인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으자는 차원이다. 특히 최근 몇 년새 크고 작은 샤핑몰이 하나 둘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좋은 타운 샤핑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인타운 상권은 어떠한가?
“대낮에 가도, 밤에 가도 썰렁하기만 해요. 한 두 업소나 조금 복작복작하고요.” “업주 혼자 모든 것을 다하는 ‘나 홀로 업소‘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그 넓은 몰에 노인 몇 분만 왔다 갔다 하시던데 내 마음이 다 답답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계를 꾸려 가는지….” “주인이 바뀐 곳은 왜 그리 많은지…. 그랜드 오프닝 배너만 보여요.” “상인들 표정이 하나 같이 어둡던데요. 장사가 안 돼서 그런가…” 취재 기자들조차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타운 샤핑몰을 간다’ 시리즈는 이어진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경쟁이 심해질수록 자기 홍보는 더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시리즈는 ‘돈 안 들이고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한번 오프라인에 게재된 기사는 한국일보 웹사이트(www.koreatimes.com)에도 오르니 일석이조다. 우리 시리즈를 비롯 다양한 자기 홍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타운업주 모두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해광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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