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 스파’
소비자 정보
무료 핸드왝스에
얼굴·전신 마사지
치료하는 동안엔
비디오 안경 끼고
드라마 시청까지
환자들에 큰 인기
매릴랜드주 저먼타운에 사는 디앤 로매닉(34)은 치과에 가면 녹차를 마시며 라벤더 향에 묻혀 뉴에이지 음악을 듣는다. 치과의사가 이를 치료하는 동안 손에는 파라핀 왁스 장갑을 끼고, 목에는 따뜻한 패드를 두르고 눈에는 비디오 안경을 끼고 시트콤 ‘사인펠드’의 지난 회들을 구경한다. 덕분에 겁나던 치료를 순조로이 마치고 399달러짜리 치아 표백과 3,500달러짜리 교정도 하기로 한 로매닉은 “전에는 무섭기만 하던 치과가 이제는 가고 싶은 곳이 됐다”고 말한다.
치과 다니는 일을 즐겁게 만들기를 희망하면서 갓 구워낸 쿠키와 푹신한 장의자, 바디 왝스, 얼굴 및 전신 마시지, 페디큐어 같은 서비스까지 덤으로 제공하는 ‘덴탈 스파’를 차리는 치과의사들이 늘고 있다. 현재 미국치과의사협회 통계에 다르면 자신의 병원을 ‘스파’라고 선포한 회원은 5% 정도. 이 새 서비스는 환자의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까지 제한되어 온 미용치과를 추가 수입원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어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들은 치과병원을 미장원처럼 정기적으로 가는 곳으로 생각하게 될 터이다.
로매닉을 치료한 치과의사 킴벌리 베어는 2년 전 ‘베데스다 덴털 스파’를 개업했다. 나무 마루를 깔고 실내 폭포도 설치했으며 은은한 연보라색과 녹색으로 실내를 장식했다. 모든 환자에게 치료 전 핸드 왁스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유료로 침구사의 통증치료, 미용사의 눈썹 다듬기도 제공했다. 올 여름부터는 15분간 무료 얼굴 및 전신 마사지 서비스가 추가된다.
이 모든 서비스를 베어는 마케팅비용이라고 여긴다. 그 서비스 때문에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주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먹혀 들어가 이 덴탈 스파에는 다달이 45명의 새 환자가 찾아온다. 그중 다수가 일반 진료로 그치지 않고 400~1만6,000달러를 더 들여 치아를 표백하거나 갓난아기 손톱만큼 얇은 도자기로 기존 치아를 덧씌우는 것 같은 추가 진료를 받아 작년에 이 병원 매출은 2배가 증가한 150만달러에 이르렀다.
스파 서비스는 미용치과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작년에 미국성형치과학회 조사에 응한 치과의사들은 지난 5년 사이에 미용치료가 평균 12.5%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이 치아표백이었는데 보험에서 커버되지 않으므로 치료비 300~600달러가 환자 주머니에서 나왔다.
보다 완벽한 치아를 갖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치아표백제가 잘 팔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프록터 & 갬블’의 치아표백제인 ‘크레스트 화이트스트립스’와 ‘크레스트 나잇 이펙츠’의 매출 합계는 2001년부터 2005년 사이에 3배가 증가한 3억달러에 달했다.
기술도 발달했고 TV 리얼리티 쇼가 소비자들의 의식을 향상시켰으며 베이비 붐 세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만한 비용쯤은 스스로 부담할 능력이 있는 것이다.
치과의사들은 환자가 긴장하지 않으면 마취도 더 잘되고 모든 치료 과정이 더 빨리 진행된다고 말한다. 치과에서의 경험을 즐기게 되면 환자가 더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오게 되고 그러면 전반적인 건강이 향상된다고 말하는 치과의사 린 와다나베는 겁에 질긴 아이가 진료실에서 뛰어 도망가는 것을 보고 남편 존 치엔과 함께 2002년에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덴탈 스파, Inc.’를 시작했다. 이후 비즈니스와 스파가 기막히게 번창하자 샌프란시스코, 뉴욕 및 미시간주 앤아버 지역 치과의사들에게 “당신의 치아, 육체와 정신이 좋아질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을 곁들여 ‘덴탈스파’라는 이름에 대한 사용허가까지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덴탈스파협회를 조직하고 덴탈스파에서 제공할 서비스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한편 자기 나라에서 덴탈스파를 시작하고 싶은 두바이, 한국, 러시아, 브라질 치과의사들의 문의도 받고 있다.
치과만이 아니다. 요즘 스파업계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분야가 메디칼 스파다. 일반의는 물론 산부인과, 발전문의까지 많은 의사들이 전국의 샤핑몰과 종합병원에 메디컬 스파를 열고 레이저 제모, 보톡스 주사와 페이셜 같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 메디칼스파협회 사무총장 해닐로어 리비에 다르면 현재 전세계의 메디칼 스파는 1,500개 가량으로 3년 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스파에서 버는 돈은 모두 현찰 수입이죠. 보험에 청구하지 않아도 되니 서류작업도 없고, 의사들에겐 많이 남는 장삽니다.”
요즘 치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정말 다양하다. 시카고에서 ‘퍼펙트 스마일 스파’를 개업하는 티모시 닷슨은 컴퓨터 스마일 이미지를 제공한다. 환자의 사진을 찍은 다음 컴퓨터를 이용해서 성형을 할 경우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맨해턴의 ‘퀵블리치 덴털 스파 앤드 부틱’에 들어가면 베니어 750달러, 표백 399달러 등 제공하는 서비스 메뉴판이 걸려 있다. 현대적인 실내장식이나 라틴과 아랍풍 음악 등 치과병원이라기보다 유행에 앞서가는 상점이나 살롱 같은 분위기.’퀵블리치’의 주인인 치과의사 호세 수토는 병원을 스파로 개조한 이후 연매출은 2배 증가한 300만달러, 환자도 전보다 2배를 더 수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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