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초대형 아니라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틈새 장악
대도시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대형 호텔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독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호텔들이 있다. 열쇠는 아이디어다. 덩치 큰 호텔들이 내놓기 어려운 기발한 아이디어로 손님들 사이를 파고 들어간다. 거만하지 않고 손님 개개인을 친구처럼 가족처럼 대하고 손님의 취향을 최대한 고려하는 경영으로, 또 지역 주민들에게 각종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 같이 호흡하는 경영으로 나름대로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호텔들이 있다. 두 호텔의 경영자들에게서 ‘신 경영’을 들어본다.
“손님을 친구처럼”
‘호텔 샌호제’ CEO 리즈 램버트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호텔 샌호제’는 주변에 있는 수십 유닛짜리 호텔들과 규모 면에서는 엇비슷하다. 이 동네에는 하루 밤 30달러짜리 호텔들이 즐비했다. 마약이나 알콜 중독자, 매춘부들이 이용하는 여인숙 정도의 시설이다. 처음에는 주위의 우려대로 나는 무엇을 할 지 몰랐다. 그러나 호텔에 애정을 갖고 꼼꼼히 훑으니 머리가 번뜩였다. 그러나 호텔을 완전 개조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변화를 주려 했다.
호텔 방에는 예술과 관련된 장식이나 흔적이 없었다. 고민 끝에 중고서적을 모았다. 특히 시집에 관심을 가졌다. 내용이 좋은 시들을 오려 화장실에 걸어놓았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왔다. 화장실을 사용한 손님들이 시들을 가져갔다. 그 대신 좋은 글귀 등 다른 것들을 놓았다. 호텔 새 주인과 손님들과의 말없는, 그러나 훈훈한 대화가 오고간 셈이다.
나는 손님들에게 신선한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우리 호텔직원들을 아낀다. 왜냐하면 우리 호텔에는 다른 호텔처럼 판에 박은 듯 하고 심부름꾼처럼 조바심 내는 직원이 없다.
우리는 열정을 가진 사람을 채용한다. 평화봉사단 출신이나 학교 밴드부 출신처럼 독특한 캐릭터를 선호한다. 손님들이 직원들을 대하면서 서로 친구 같이 편안하고 격의 없는 느낌을 가지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제 호텔에 손님들이 북적댄다. 오스틴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관광객들이 자주 들른다. 그래도 나는 동네 손님을 더 반긴다. 우리 호텔은 커뮤니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 호텔은 사이클 팀을 만들었다. 실력도 수준급이다. 주차장에서는 가끔 콘서트도 연다. 어려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건강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손님, 이웃들과 함께 숨 쉬는 호텔을 만들고 싶다.”
“개개인 취향 최대한 고려”
‘호텔 폭스’ 세일즈 매니저 헨리에트 깁스가드
“우리는 미래의 손님을 위한 호텔을 지향한다. 내부 장식을 위해 전 세계 11개국에서 3,000명으로부터 지원서를 받아 이들 가운데 21명의 전문가를 선발해 실내장식을 맡겼다. 그저 호텔에 투숙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간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호텔에 들어서는 손님들은 우선 로비에서 컴퓨터를 통해 각 방을 자세히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을 고를 수 있다. 그리고 호텔에 처음 체크인할 때 세 개의 가방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연인들을 위한 가방, 영화 가방, 숙취 가방 등이다. 연인들을 위한 메뉴를 담은 가방, 영화광들에게 부여되는 가방, 맘껏 술을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길 원하는 소님에게 제공되는 가방이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가방을 고른 뒤 그 내용물도 별도로 선택할 수 있다. 먹고 마시는 것도 손님들이 개별적으로 고른다. 한마디로 손님들을 그룹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우하자는 것이 우리 호텔의 모토다.
여행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은 하도 호텔 이용이 많아 특정 호텔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루 묵고 가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호텔 폭스는 이를 지양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느 호텔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호텔 폭스에서 편안하고 인상적인 밤을 보냈다는 인식을 하도록 노력한다.
오늘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도 내일은 원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호텔 폭스를 경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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