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여름철 머리카락 보호용 제품들.
머리카락도 햇볕에 시달린다면 보호제를 써야 한다.
10∼30달러대 ‘보호제’ 다양
머리카락은 피부도 아니니 화상을 입을 리도 없고, 주름이 지거나 암에 걸릴 수가 없는데 왜 태양광선 차단제가 필요할까? 그 대답은 하루만 쨍쨍한 햇빛 아래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하거나 걸어보면 금방 나온다.
햇빛에 담금질을 당한 머리카락은 건조하고 푸시시하며 원래 무슨 색이건 색깔도 바랜다. 시간이 갈수록 전체적으로 건강미를 잃고 손상되기 쉬워진다.
건조해지고 빛 바래고 탄력 상실
모발의 단백질 구조까지 변해
보호막·영양분 보충 등 제품으로
햇빛으로 인한 손상 예방이 관건
햇빛이 인체 전반에 미치는 위험에 대한 의식이 커감에 따라 미용업계는 머리카락 보호제를 급히 내놓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나온 신제품만 해도 40가지는 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막을 만든다는 것부터 머리카락에 영양분을 주입시킨다는 것까지 저마다의 방법으로 머리카락 보호를 약속하고 있다.
광고문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들 제품이 머리카락 보호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얼마나 많은 양을 언제, 어떻게 발랐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피부과 전문의들도 햇빛이 머리카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의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피부과 임상조교수로 헤어케어 제품제조사를 포함한 다수의 미용업체에 자문역을 해온 조 다이애나 드레일로스는 “자외선은 머리카락을 손상시키고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머리카락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면서도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각 가닥의 중심에 자리잡은 피질은 단백질로 이루어졌고 머리카락에 색깔을 내주는 멜라닌 색소가 들어 있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각질이 보호막이다.
“머리카락이 가장 건강한 상태일 때 생선의 비늘과 같은 모양인 각질은 평평하게 누워 있기 때문에 빛을 더 많이 반사시켜 머리카락을 반짝이게 하지만 각질에 침투하는 염색약을 쓰면 비늘이 일어서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거칠고 성기고 푸슬거린다”고 뉴욕에서 미용실을 하는 율리아나는 말한다.
각질이 젖혀져 있을수록 자외선이 피질에 침투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쉬워진다. “자외선에 노출된 사람의 머리카락은 심각한 손상을 입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고 소호 스킨 앤 레이저 피부과 그룹의 로리 폴리스 박사도 말한다.
무엇보다도 태양의 빛과 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머리카락은 블로우 드라이어나 컬링 아이언, 스트레이트닝 아이언 같은 것을 반복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촉촉함도 잃는다. “탈수로 인해 끝이 갈라지고 각질도 없어져 버리는데 머리카락의 습기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성분인 각질을 잃어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뉴욕에서 미용실을 하는 케빈 맨쿠조는 말하는데 그렇게 손상되면 머리카락은 축 늘어지거나, 제멋대로 뻗치고 탄력을 잃고, 블로우 드라잉 같은 매일 하는 스타일링에 더욱 손상을 입게 된다.
색깔도 바랜다. 자외선이 머리카락 가운데 든 멜라닌을 광산화시켜서 머리에 힘을 주는 이황화물의 결합을 파괴시키므로 건강한 머리카락조차 생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염색까지 한 머리라면 색이 바래기가 더 쉽다. 빨간색이 오렌지색이 되고, 자연스런 금발이 갑자기 은발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태양의 위력을 인식, 미용제품 회사들은 그동안 샴푸, 스타일링 스프레이, 헹궈내지 않는 컨디셔너, 색깔 보호제, 햇빛 차단제 등 6달러50센트부터 28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머리카락 보호제들을 개발해 왔지만 그 효능에는 의구심을 표시하는 미용사와 피부과 의사들이 많다.
“깨끗이 헹궈내는 샴푸나 컨디셔너는 전혀 보호를 해주지 못할 것이고, 씻어내지 않고 머리에 남겨 두는 컨디셔너나 스타일링 제품들은 약간의 혜택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머리 전체에 잔뜩 발라 놓으면 머리가 일주일은 감지 않은 것 같은 모양이 될 것이다.
간혹 SPF 수치까지 표시한 제품도 있지만 그 SPF는 머리카락이 아니라 두피 보호를 위한 수치이다. FDA는 머리카락 보호를 위한 SPF 측정 기준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다. 사실 머리카락 바로 밑에 있는 두피는 햇빛에 노출돼 타고 피부암에 걸릴 수 있으므로 걱정할 만하다.
그러니까 보호보다는 예방에 힘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머리카락이 더 촉촉하면 전체적인 구조가 강화되어 더 튼튼하고 햇빛에도 덜 손상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뉴욕의 머리카락용 제품 제조사이자 살롱인 범블 & 범블의 제품개발실장 니콜 하워드다.
맨쿠조도 고객들에게 여름철에는 머리카락을 더 촉촉하게 해주는 샴푸와 컨디셔너를 쓸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햇빛으로 인한 탈수를 완화시키는데 도움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히 모자를 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자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계속 햇볕 아래만 있을 것이 아니라 자주 그늘을 찾는 것이 피부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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