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들은 정말로 유용한 결혼 선물이다.
주는사람 편하고 받는사람 편해요
미국에서 6월은 결혼하기에 좋은 달로 선호되고 있다. 결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선물이고 요즘 신혼부부들은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물건들을 몇 개 소매점에 미리 등록해 놓는 것이 보통이다.
‘미스 매너스’란 에티켓 칼럼을 30여년간 집필해 온 주디스 마틴 같은 사람은 선물등록도 구걸이라면서 하지 말라고 하지만 선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받을 사람이 미리 등록해 놓은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 편하고 간단하다. 받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수백달러짜리지만 결코 사용할 것 같지 않은 크리스탈보다는 단 10달러짜리라도 자기가 필요한 것을 받는 편이 더 낫다.
메이시즈·블루밍데일즈 등 소매점 수백만명 등록상태
그릇·수저 등 주방용품과 조리도구 비중 항상 최고
세트상품은 피하고 특별한 용도에 맞는 낱개 선택이 유용
요즘 커플들 중에는 접시나 은수저 같은 것에서 벗어나 신혼여행, 캠핑도구, 아이파드 같은 것을 등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아직도 집안 살림에 필요한 물건을 선물하기를 더 좋아한다.
1924년에 시카고의 마샬 필드 백화점에서 신부 후보가 처음으로 등록을 했을 때는 선물등록이 오늘날처럼 확대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J.C. 페니’ 백화점은 결혼식, 졸업식, 베이비 샤워, 집들이, 하다 못해 허리케인까지를 선물을 주고 받을만한 인생의 중대사로 정의하고 있다.
‘메이시즈’’파터리 반’’블루밍데일즈’’티파니 & 컴퍼니’ 등 18개 주요 상점을 포함한 weddingchannel.com에는 언제고 거의 300만명이 등록되어 있다. 이 회사의 디디 엔젤 부사장에 따르면 등록된 선물 중 그릇과 수저들은 언제나 인기고 조리도구의 비중도 커가고 있다. 주방용품을 패션의 반열에 올려놓는데는 ‘윌리암스-소노마’ 같은 회사의 공이 컸다고 지적하는 엔젤은 “요즘은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에스프레소 기계나 믹서의 색깔에 반한다”고 말한다.
결혼 선물을 등록하려면 철저히 해야 한다. 모든 가격대에 걸쳐 심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많은 아이템들을 등록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또 결혼식과 선물 파티에 모두 선물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선물을 등록할 상점의 주방용품 섹션 근무자와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중요한 원칙을 정할 수 있다.
조리도구의 경우, 세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냄비와 팬 등 10개로 구성된 세트를 구입하는 것은 낱개로 사는 것에 비하면 전체 가격은 싸겠지만 좁은 부엌에 자리만 차지하게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또 고기국물을 우려내는 냄비와 프라이팬은 가열 정도가 다르므로 재질이 같을 필요가 없다. 특별한 용도에 알맞는 것만 몇 개 장만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칼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요리하면서 세트에 들어있는 칼 중 어떤 것을 골라 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간단히 큰 칼과 작은 칼 중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므로 큰 칼 한두 개와 작은 칼 서너 개면 충분하다. 파 썰던 칼로 딸기를 자르려면 닦아야 하므로 작은 칼은 서너 개 갖고 있는 것이 편하다.
관련 제품으로 칼꽂이도 별로 필요도 없는 것이 카운터 공간만 차지한다. 칼은 서랍 속에 보관하거나 벽에 자석에 붙여 놓는 것이 더 낫다. 칼로 자르기 힘든 것들은 가위를 쓰면 편리하다.
식기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등록하는 것이 좋다. 살면서 식구 수도 변화하고, 포도주 잔은 깨지고, 플레이스 매트에는 얼룩이 가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에 식구들이 다 모여도 접시 8개가 남던 집도 몇 년 후 아이들이 태어나면 10개도 모자라게 된다.
등록할 물건은 매장에 가서 직접 본 다음에 결정한다. 웹사이트의 사진만 갖고는 물건을 제대로 살펴 볼 수 없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유리잔과 수저의 크기가 부쩍 커졌으므로 잘 보고 골라야 한다. 국자나 서빙 스푼 등 다양한 서빙용 도구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접시나 수저 등은 매일 쓸 것과 조금 포멀한 것도 함께 등록한다. 포도주 잔은 대단히 심각한 포도주 감식가가 아니라면 백포도주용과 적포도주용을 구별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중간 크기의 잔이면 무난하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아이가 생길 때에 대비해서 머핀 굽는 틀과 아이스크림 기계, 와플메이커 등도 등록하면 두고두고 쓸모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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