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은 ‘작은 거인’ 덩샤오핑(1904~1997)이 태어난 날이다.
불과 15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체구를 가진 덩은 1962년 7월7일 중국 공산당 청년동맹의 초청을 받아 행한 연설에서 중국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나는 농업생산을 비교적 수월하고 신속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체제라면 무엇이든 지지한다. 또 대중이 기꺼이 도입하고자 하는 체제라면 그것이 채택돼야 한다. 만일 아직 합법적인 것이 아니라면 합법화시켜야 할 것이다. 검은색이든 흰색이든 무슨 상관인가. 쥐를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유명한 이 ‘흑묘백묘론’은 덩의 의식구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자, 오늘날 중국이 나가고 있는 방향타로 그의 실용주의 노선은 사후에도 후계자들에게 이어져 불과 20여년만에 미국조차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로 경제·군사대국이 됐다.
그런 중국이 요즘 한반도를 대하는 것을 보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미 ‘동북공정’을 통해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대한 문화·사회·역사적 가치를 왜곡·축소시키며 조선족 와해공작을 펼쳐온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이 북한과 멀지 않은 곳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이 훈련의 핵심은 우연인지, 아니면 사전에 계획된 것인지는 몰라도 미사일 발사시험이었고, ‘보란 듯이’ 모두 성공했다고 한다. 또 북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채택에서도 찬성표를 던지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대규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자연을 마구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또 북한 국경지역 경제권도 소리 없이 잠식해 나가고 있다.
구구절절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남과 북의 통일을 염두에 둔 포석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중국사에서 주류인 한족은 항상 주변 소수민족에 시달렸고, 심지어 나라의 주인이 뒤바뀌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 또 민족주의가 일어나면 어떤 현상이 발생했는지를 구 소련 붕괴과정에서 목격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동북공정이 조선족을 겨냥한 것이라면, 지난 7월 개통한 4,000킬로미터가 넘는 ‘만리장철’은 오랫동안 골칫거리가 돼 온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 그리고 그들만의 특별한 연대감을 무너뜨리기 위한 셈이다.
요즘 한인사회 내 일각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미국을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오만’이 극에 달한 주 걸림돌로 지목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 건전한 비판을 담은 이같은 주장에 공감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정책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 역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아니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키워 나갈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덩샤오핑의 ‘중국식 개혁·개방정책’이 만들어낸 ‘중국의 오만’이 기우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성락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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