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현장의 극적 생존자들이나
현장누빈 소방관등미 언론 재조명 화제
3,000여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채 막을 내린 비극 ‘9.11 테러’에는 수많은 조연들이 등장했다.
조연들은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그야말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 희생자들의 유가족,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참사 현장에 투입된 치안 및 소방당국 관계자 등이다.
조연들의 처참하게 일그러진 모습은 테러 직후 TV 혹은 신문 등 주요 언론에 클로즈업 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테러가 일어난 것에 울분을 참지 못했던 관객들의 뇌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USA투데이는 8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얼굴’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들의 삶을 추적했다.
테러 생존자 에드 파인은 테러가 발생한지 1주일이 지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친구는 그에게 전화를 통해 “너의 모습이 포천지 표지에 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손에 가방을 들고 온 몸에 뽀얗게 먼지를 뒤 짚어 쓴 채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성. 투자 상담가 파인의 모습이었다. 프랑스 AFP 통신의 한 사진기자가 찍었던 이 사진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포천지의 편집장 릭 커그랜드는 “사진은 만신창이가 된 그러나 결코 좌절하지 않는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며 이 사진을 표지에 실은 배경을 설명했다.
파인은 테러 당시 월드 트레이드 센터 노스 타워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있었다. 그는 아메리칸 항공사 소속 비행기가 건물과 충돌한 후 78층부터 걸어 내려와 목숨을 건졌다. 그는 “테러는 삶이 얼마나 덧없는 가를 깨닫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회고했다.
데브라 벌링게임의 오빠 찰스 벌링게임은 9.11 테러 당시 테러범들에게 납치돼 펜타곤 건물을 강타한 아메리칸 항공사 소속 비행기 조종사였다. 지금 월드 트레이드 센터 기념물 건립을 위한 모임에 가입, 활동하고 있는 그는 “뉴욕보다 사망자 수가 적어 펜타곤 공격에 대한 의미가 축소돼 있지만 이 곳에서 죽은 사람만 184명에 달하고 있다”며 “이것은 테러리즘의 세계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인근에서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다 구급차에 실려 가는 모습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던 뉴저지주 거주 다나 스페라도 훌륭한 조연이었다. 못 쓰게 된 왼팔, 상처투성인 양팔은 그가 9.11테러의 희생자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테러 생존자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해 있는 그는 “지난 5년 동안 한번도 뉴욕을 다시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사의 현장을 잠깐 스쳐 지나갔던 조연인지는 몰라도 5년 전 그 날의 시련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9.11의 숨은 주인공들이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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