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인근 교도소에 수감중인 40대 살인 피의자가 치밀한 계획아래 약 3년 동안 끊임없이 탈옥을 시도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교도관들의 골머리를 앓게하고 있는 주인공은 지난 2001년부터 2002년 사이에 5명을 목졸라 살해한뒤 요세미티국립공원 인근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이우리 미킬(41).
그의 변호사들은 미킬 피의자가 돈세탁에 관여하기는 했지만 누군가를 살해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법무부는 그가 러시아 범죄조직과 연루돼 터키와 키프로스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검찰은 그가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증인들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그의 탈옥 계획이 처음 발각된 것은 그가 LA 다운타운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지난 2003년 3월.
당시 그의 감방 밑 층에 있던 재소자는 자갈 등 이물질들로 하수구가 막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신고했고 교도관들이 미킬의 방을 불시 수색한 결과 깜짝 놀랄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쇠톱날과 볼트 커터, 스크루드라이버, 비디오카메라, 휴대폰이 곳곳에서 숨져겨 있었고 거울을 뜯어내보니 외부 계단으로 향하는 쪽으로 구멍을 낸 것이 발견됐다.
수사 결과 감방 동료인 토머스 타이넌에게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꼬드겨 그의 아내, 동생까지 끌어들여 탈옥 장비들을 마련하고 탈출구를 파던중 하수구가 막히면서 전모가 밝혀졌던 것.
미킬 피의자는 같은해 6월 보안이 철저하기로 소문난 샌버나디노 연방 교도소로 옮겨져 테러리스트를 위해 고안된 특별 독방에 수감됐지만 그의 탈옥 의지는 꺾지 못했다.
그는 새 교도소에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구체적인 시설과 운영상황 등을 파악해 적어나갔다.
교도소 병원 시설을 파악키 위해 다리의 정맥을 끊거나 몰래 쌓아둔 약들을 삼키기도 했던 그는 구체적인 시설 취약점과 탈출 경로를 적은 편지를 외부로 발송하려다 2004년 1월 수색 과정에서 적발됐다.
빈 깡통 속에 감춰져 있던 러시아 신문지에 쌓여있던 편지에는 교도소 담에 설치된 동작 감지장치의 취약점이나 주차장이 비어있는 시간대, 금요일 근무자 교대시간에 취약한 감시탑 등을 깨알같은 글씨로 정교하게 적어놓았다.
그는 또 `제이슨’이라는 인물에게 탈출을 도와주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내용도 적었으며 지난달에는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얼마전에는 골절상을 당했으나 검찰은 이 역시 그가 재판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의 변호인들은 그가 자살함으로써 재판을 받지 않으려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혈관을 끊고 약물을 복용한 것이 탈출의 일환이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교도소 직원들은 미킬 피의자가 쓴 편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보안 시설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중단없이 탈옥을 시도하는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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