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록적 699억弗..슈워브 무역정책 잘못 아니다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이 특히 중국에 대한 것을 비롯해 지난 8월 기준으로 또다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확대됨에 따라 백악관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미 상무부가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8월중 무역 적자는 69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2.7% 증가한 것으로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대중 적자폭 증가가 돋보여 8월중 220억달러로 기록을 세웠다.
월간 무역적자 통계가 발표되자 미 의회가 즉각 강한 반응을 보였다.
하원 세출위 소속 샌더 레빈 의원(민주: 미시간주)은 12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긴장해야 한다면서 부시 행정부가 무역법 발동을 계속 거부함으로써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필 잉글리시 하원의원(공화: 펜실베이니아주)도 이날 블룸버그 회견에서 미 경제에 적신호가 던져졌다면서 대중 환율보복 입법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에는 공화.민주당 공동으로 중국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27.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환율보복법안이 제출돼있다. 상원은 중국이 끝내 위안 가치를 ‘현실적’으로 대폭 평가절상하기 않을 경우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백악관의 목소리는 사뭇 수세적이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는 이날 무역적자 확대가 무역정책 실패 때문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거시경제적 변수 탓이 크다면서 무역 정책은 잘 운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중국이 최대 문제임은 틀림없다면서 중국과 계속 대화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갈 곳이 있으며 실행가능한 처방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 재계가 불만이 큰 지적재산권 침해를 특히 의식한 것으로 슈워브는 지난달말 지재권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이 미국에도 ‘상처 뿐인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의 상당 부분이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면 충돌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무역적자 확대가 경기 측면에서 바람직한 변수라는 견해도 일부 실물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UBS 증권의 짐 오설리번 애널리스트는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내수가 좋다는 얘기라면서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하는 것은 성장 기조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간하는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도 12일 지난달에 비해 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지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당국도 12일 9월중 무역 흑자가 153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달의 기록인 188억달러에서 줄어든 것이다. 이로써 중국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모두 1천100억달러 무역 흑자를 기록해 이미 지난해 전체 흑자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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