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역사가 긴 히스패닉 가정에서 스패니시가 소멸되어 간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연구는 오늘 미국에 정착하는 멕시코 이민자의 증손자 100명 가운데 스패니스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5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대다수 3세대 멕시칸-아메리칸(96%)은 가정에서 영어로 말하기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UC어바인과 프린스턴대 사회학과 교수팀은 2001년, 2003년 2004년 세 차례에 걸쳐 남가주에 살고 있는 5,703명의 히스패닉 주민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실시,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 결과는 사회학 관련 잡지 ‘인구와 개발 리뷰’ 9월호에 실렸으며 USA투데이는 9월13일 이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연구는 히스패닉 인구 증가로 미국은 이중 언어 사회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문화의 근본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한 기우에 불과한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연구에 참여했던 교수들은 “연구 결과는 영어가 미국의 주요 언어로서 그 위치가 위협 받지 않을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에 이민자들이 미국에 가져 온 그들의 모국어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1세들의 과제 목록에는 자녀들의 한글 습득이 포함되어 있다. 자녀들이 우리의 언어를 익혀주길 바라지만 이 작은 소망을 이루기가 그렇게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아주머니가 있다. 사반세기 전 남편과 사별한 아주머니에게는 딸이 있었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그가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당시 세 살이었던 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바쁜 일상생활에 영어를 배울 길이 막막했던 아주머니. 미국에서 성장한 딸이 먼 훗날 영어만 해 대화 불통으로 모녀 관계가 소원해 질 것을 걱정했다.
집에서 가르치고 주말에 한글학교를 보낸 덕분에 딸은 지금 영어는 물론 한글 등 이중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이들 모녀는 지금까지 한국어로 사랑과 고민을 나누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주머니의 예는 자녀의 한글 습득은 부모의 정성과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학자들은 이중 언어를 배우는 장점을 열거하고 있다. 이것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사고 발달을 위해 가장 안전하고 좋은 방법이라는 것, 한글을 배움으로써 그들은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만은 강조하고 싶다.
토론토 소재 요크대학 심리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수백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언어 능력과 지능 발달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실시했다.
그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어린이들은 영어와 다른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중산층 이중 언어 구사 그룹과 같은 중산층이지만 영어만을 구사하는 그룹 등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연구 결과, 어릴 때 2개 언어를 습득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어린이들이 초기 인식력과 정보처리·문제해결 능력에 있어 단일 언어 사용 어린이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들의 어린 자녀들에게 한글 가르치기에 힘써 보자.
<황동휘> 국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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