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취재2부 부장대우)
상식은 한 사회에서 어떤 시기에 보통 사람들이 특별히 숙고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의견이나 판단을 말한다.
그런데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한인사회에서 발생,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코리안 퍼레이드를 둘러싼 이경로 뉴욕한인회장의 과욕 때문이다. 올해 초 중복 신청으로 물의를 빚더니, 임기 말에 슬그머니 다시 중복 신청했다.
현 뉴욕한인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임기를 맡아왔고, 내년 2월쯤에는 30대 회장 선거 공고가 나올 것이다.
이번에 이 회장이 중복 신청한 코리안 퍼레이드는 내년 10월쯤 열릴 것이다.그렇다면 내년 4월이면 임기가 끝나고, 설사 재임에 나서더라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관사를 제쳐두고 퍼레이드를 중복 신청하는 배짱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다음 대 회장이 해야 할 일(?)을 정해주는 친절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 회장은 한국일보의 아이디어로 창시된 코리안 퍼레이드가 본디 한인회의 것이라고 억지주장
하고 있으며 한인회가 주도적으로 퍼레이드를 운영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인회장이 되고 보니 자신이 주도해 맨하탄 한복판에서 퍼레이드를 이끌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가문의 영광일수도 있는 일이다.문제는 퍼레이드가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듯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뉴욕한인회가 일개인의 사조직이 아니다. 인력 부족과 열악했던 재정 탓에 회장 개인의 주머니 돈으로 사무국을 운영하는 시스템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동안 한인회의 재정 독립을 위해, 회관 정상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애를 써왔던 것이다. 이는 회장의 돈을 아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무국이 안정돼 연속성있는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제껏 한국일보가 운영주체의 주관사로 아무런 탈 없이, 매년 성공적으로 치러왔던 코리안 퍼레이드를 갑자기 임기 2년의 한인회장이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또 한인회장의 위치에 있으면서 주관사와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았다.
많은 한인들은 한국일보가 30여 년 동안 한인들과 하나가 되어 꾸준히 코리안 퍼레이드를 지켜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퍼레이드에 대한 아무리 좋은 플랜과 충분한 재원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자신의 임기가 언제 끝나고, 한인회장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의견 수렴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먼저 확인해야 정상이다. 무조건 중복신청하고, 따라올 것을 강요하는 방식은 한인들을 우습게 아는 것이다.이 회장이 이런 상식적인 것도 모를 수준이 아니라고 볼 때, 궁금증은 남는다. 왜 이런 무리수를 둘까.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이렇게 분란을 일으켜서라도 얻어야 할 소득은 무엇일까. 각설하고, 한인사회를 위해 이경로 회장의 상식적인 판단과 결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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