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난자 + 변호사 정자’ 상세정보 미리 파악
태어날 아기·성인 됐을때 모습도 제공 아기를 상품 주문하듯… 윤리성 논란
“맞춤 아기를 제공합니다.”
독신 여성과 불임 부부가 난자와 정자 제공자의 신상정보를 검토한 뒤 자신들의 취향에 맞춰 주문할 수 있는‘기성배아(ready made embryos)’판매 시대가 열렸다.
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에이브러햄 생명센터’가 애리조나주의 한 백인 여대생으로부터 기증 받은 난자와 정자은행에서 구한 백인 남성 변호사의 정자로 22개의 배아를 만들어 이를 주문한 2명의 여성에게 각각 배아 2개를 시술했다고 밝혔다. 또 유타주의 항공사 여승무원의 난자와 뉴욕주 의사의 정자로 만든 배아도 곧 주문 여성에게 시술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시술과 기존 불임 클리닉의 차이는 배아의 기성 여부. 불임 클리닉은 고객들이 난자와 정자 제공자의 인종과 학력 정도만 선택해 배아를 결정해왔다. 하지만 기성배아의 경우 고객들이 난자와 정자 제공자에 대한 상세한 신상정보를 미리 검토한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모습과 성인이 됐을 때의 컴퓨터 사진까지 볼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에이브러햄 생명센터는 정자와 난자 제공자에 대한 조건을 엄격히 규제한다. 난자 제공자는 대졸이상의 20대, 정자 제공자는 박사나 변호사 등 고학력자로 한정된다. 깐깐한 신체 검사와 성장환경, 가족사, 질환, 범죄경력 등의 철저한 조사를 거친다. 이로 인해 현재 150쌍 이상의 부부들이 배아시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더욱이 기성 배아의 경우 기존 불임시술에 비해 시술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배아 하나의 가격이 2,500달러(230여만원)로 착상까지 1만달러(930여만원)가 들지 않는다. 기존의 시험관 아기는 1회 시술에 수백만원이 들어가고 착상 비율이 낮아 아기를 갖기까지의 비용이 엄청나다.
학계에서는 생명윤리의 문제점을 들어 비판이 거세다. 켄터키주 루이스빌대의 마크 로드스타인 교수는 “마치 아기를 델에서 컴퓨터를 주문하듯이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회 위원장인 로버트 조지 교수도 “지능지수와 학력 등에 근거한 배아 매매는 세상을 인종개량이라는 무서운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에이브러햄 생명센터에서 배아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제날리 라이언은 “첫 시험관 아기가 탄생했?때도 사람들은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며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 선택작업은 결혼할 때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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