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항공편 입국자에 대한 여권소지 의무화 시행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캐나다 여권사무소마다 신규여권 발급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11일 CBC 방송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접수된 여권신청은 32만2천85건으로 2005년 12월에 비해 31%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신청건수도 전년보다 33% 증가한 35만5천건이었다.
프랑신 샤보누 여권사무소 홍보담당자는 1월 들어 하루 평균 신청건수가 1만9천건에 달하고 있다며 연장근무와 임시고용, 간부직원의 창구투입 등 비상근무 체제로 대처하고 있으나 업무능력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상시 10일 정도인 신규여권 발급일이 15~30일로 늦춰지고 있다. 5년이 지난 여권의 유효기간 연장신청도 크게 늘어났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싱클레어 여권사무소에는 신청자들이 오전 6시께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하루 종일 건물 로비의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긴 줄을 서고 있다.
이는 9ㆍ11 이후 강화된 국경보안 조치의 하나로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미국과 캐나다 시민권자에 대한 여권소지 의무화 방침이 오는 23일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여권소지 의무화는 관광 침체 등을 우려한 양국 당국의 오랜 논란과 몇차례 연기 끝에 마침내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지금까지 양국 시민은 운전면허증, 출생증명서, 시민권카드 등의 신분증만 제시하면 여권없이 입국할 수 있었다.
육로와 해상을 통한 입국자에 대해서는 2008~09년 중 양국간에 합의된 시기부터 여권소지를 의무화하기로 돼 있다.
현재 유효기간내 여권 소지자는 캐나다인의 경우 40%, 미국인은 27%에 불과하다. 캐나다 여권사무소는 2009년까지 여권 소지자가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캐나다 시민은 양국 국경관리 당국의 합의 아래 국경을 자주 통과하는 사람을 위한 신속처리 프로그램인 넥서스 카드를 발급받아 여권 대신 이용할 수도 있다.
폴 발레 밴쿠버 관광공사 부회장은 항공편 여권 의무화로 올해 미국인 방문자수가 1~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육로와 해상 입국자까지 확대되면 여행자가 5~6%까지 감소하겠지만 제도가 정착되면서 점차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국간의 자유로운 왕래를 막는 국경보안 강화에 대한 우려는 미국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연간 1백만명 가량의 캐나다인 방문자가 찾고 있는 디즈니랜드는 다음 주 중 밴쿠버에서 캐나다 여권신청 자료와 할인쿠폰 등을 나눠주는 홍보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안드레 리바스 디즈니랜드 대변인은 캐나다 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항공편으로 디즈니랜드를 찾는 캐나다인들에게 특별 할인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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