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열기가 일찌감치 달아오를 전망이다.
정계 관측통들은 16일 나온 흑인 상원의원 배럭 오바마(45)의 출마결정이 민주당의 당내 경선 분위기를 가열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른바 ‘오바마 효과’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불가사의한 돌풍’… 민주당 벌써 뜨거워져
지지층“검은 케네디”- 반대파“중량 미달”
힐러리와‘흥행성·역사성 짙은 승부’예고
2년 전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돼 워싱턴 정계에 진출한 ‘전국구 신인’ 오바마의 불가사의한 돌풍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에게 비판적인 당내 인사들은 오바마의 인기를 “신선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이 만들어낸 거품”으로 평가절하 한다. 그의 ‘색다름’이 민주당 경선에서 당원들의 반짝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선용 카드로는 ‘중량 미달’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의 흠으로는 일천한 경력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2004년 총선을 거쳐 중앙무대에 데뷔하기 전까지 그의 정치경험이라곤 8년간 일리노이 주상원의원을 지낸 게 전부다.
그러나 오바마를 ‘검은 케네디’로 추켜세우는 지지자들은 노루꼬리만한 그의 경력을 치명적 약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실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되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사상 최연소 당선자라는 기록은 그의 몫이 아니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은 36세의 나이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고 존 F. 케네디는 43세에 대통령에 선출됐다.
경력으로 따져도 마찬가지다. 우드로우 윌슨은 2년간 뉴저지 주지사로 활동한 후 대선에 출마, 당선됐다. 현직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백악관 입주 이전의 경력이라곤 텍사스 주지사로 6년간 활동한 것이 고작이었다.
오바마의 지지자들은 그가 여야의 대권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시종일관 이라크전에 반대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 대선의 최대 이슈가 이라크전이 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그의 일관된 소신은 유권자들로부터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케냐 태생의 아버지와 캔사스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백혼혈이라는 인종적 배경도 민주당으로부터 이탈조짐을 보이는 흑인표를 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다.
2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자신을 확실한 중도주의자로 부각시킨 점 역시 폭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자산이다. 게다가 그는 이미 워렌 버펫,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빗 게펜, 제프리 카첸버그 등 ‘큰 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하지만 그는 상당수 미국민의 심리적 거부감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이 과연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 누구도 단언하기 어렵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 수치는 믿을 바가 못 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흑인인 그가 민주당 대선 주자 그룹의 선두를 이루며 백악관을 겨냥한 ‘동반 출격’에 나섬에 따라 민주당의 경선은 강력한 흥행성과 함께 짙은 역사성을 띠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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