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선 ‘선정적.폭력적 묘사’ 문제되기도
한인사회 반대운동 조직화, 중국계와 연대 추진
미국 중학교 교재로 널리 쓰이고 있는 `요코이야기(원제 far from the bamboo grove)’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한국인을 가해자, 일본일을 피해자로 잘못 묘사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이 책의 교재사용을 중단하는 미국 내 학교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의 가톨릭메모리얼 중고교는 이 학교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르쳐온 `요코이야기’를 교재에서 제외시키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학교측은 적합한 역사적 사실들에 비춰볼 때 우리 학생들에게 이 책을 가르치는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교재사용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매사추세츠주의 사립학교인 프렌드십 아카데미도 지난해말 중학교 과정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요코이야기’를 교재 목록에서 빼기로 했다. 이 학교는 영어담당인 스티븐 월랙(Stephen Walack) 교사가 이 책의 역사적 사실과 표현 등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더 이상 교재로 쓰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로드 아일랜드주의 모세브라운 중고교도 지난해말 ‘요코이야기’를 중학생 과정 영어교재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밝혀졌고, 뉴욕의 라이컨트리데이 중학교 역시 7학년 허보은양이 이 책을 배우지 않겠다며 일주일간 등교를 거부한뒤 지난해 9월 교재금지 결정을 내렸다.
보스턴 근교 도버 셔본중학교에서도 학부모들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이 책을 교재로 쓰지 않는다는 잠정 결정이 지난해 11월 내려졌으나, 이달초 열린 학교 전체위원회에서는 한국역사를 알릴 수 있는 교재와 병행해 이 책을 계속 사용한다는 방침이 정해져 학부모들이 이를 뒤집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치고 있다.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카운티의 햄린 중학교에서는 이 책 내용 중 한국인들이 일본인 소녀를 성폭행하는 장면 등이 너무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항의가 제기돼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대체 교재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 지난 2005년 내려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요코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이라는 저자의 주장과는 달리 대부분 거짓임이 속속 밝혀지면서 이 책의 학교 교재 사용을 중단시키기 위한 미국 내 한인 사회의 운동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인 학부모들은 이 책의 교재사용 금지운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보스턴과 뉴욕, 워싱턴, 서부지역 등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조직망을 구축하고, 웹사이트 등을 통한 정보교류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또 일본의 침략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계 미국인 사회와의 연대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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