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미(예술가)
나는 요즘 커다란 실망감에 싸여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마디로 직장을 구하는데 지쳐버린 것이다.나는 미국 반, 한국 반 식의 이중언어 하는 1.5세 예술가다. 돈 좀 많이 준다는 한국 직장 전선에 최근 취직하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늙었다고 다 안 써준다는 것이다. 이제 52, 한창 나이로
미국에선 프라임 에이지로 청춘이 팔팔한 나이인데 미국화된 한국사람은 안 써 준다며 아무도 반가워하는 사람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언니를 돕기 위해 한국사회에 발을 디딘 나는 한국사람의 돈 맛을 본 것이다. 이 돈 때문에 그 좋던 미국직장들도, 미국남성들도 다 팽개치고 한국 생활전선에 나섰다.요즘 우리 언니들 친구들을 만나면 모두 한숨 쉬면서 한탄하는 ‘어글리 코리안’에 대한 토론이다. 우리 두 언니는 국제결혼을 해서 미국에 왔지만 한국사람들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기독교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부뉴저지 신문 제일 첫 장에 나온 기사는 나를 경이하게 만들었다. 한국교회 나가는 국제결혼 여자들은 모두 천시한다는 것이다.
처음 미국 이민의 시초는 국제결혼 한 사람과 유학생 때문에 줄줄이 너 나 할 것 없이 이 땅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교회를 가도 이중언어 성경 찬송가는 커녕 모두 한국말로 바꾸어 놓았고, 심지어는 토요 한글학교가 유행이 되는 등 우리가 처음 미국에 올 때는 기독교인 개척자 대사관들로 자청해 왔는데 지금 거꾸로 모두 한국 비디오며 배우들, 가수들, 모두 한국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한국이 지금 미국보다 더 잘 산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분위기다.
내가 처음 팰리세이즈 팍에 정착했을 때는 영어를 모르는 불쌍한 한국사람들을 위해 영어학원을 차려야 했었고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알리는 기관을 차려야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영어 한자 몰라도 잘 먹고 잘 사는데 왜 그러냐고? 이제는 모든 것 다 걷어치우고 직장생활이나 할까 해서 식당이나 가정부, 베이비시터직을 찾으러 가도 너무 늙었다고 안 써주겠다는 것이다. “우리 미국화된 한국사람은 안 써요” 한다.정말 사회가 이렇게 변질화 되어가고 있는데 좋은 현상인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