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전 MBC 아나운서)
사람의 관계는 내일을 보장하기 어렵다. 오늘의 벗이 내일은 적이 될 수도 있고, 오늘의 적이 내일은 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정(多情)한 사이에 금이 가면 서로 괴롭다. 믿었던 사람이 모질게 돌아설 때 배신감에 속을 끓인다. 그만큼 가까와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믿음을 갖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다정한 관계일수록 관심과 기대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인심인 것이다.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마음 다치기 쉽다. 사소한 일에 감정이 상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로 돌
아서며 하찮은 일로 서로를 미워하는 수도 있다.
좋았던 사이가 하루아침에 멀어지고, 믿었던 관계가 믿을 수 없는 사이로 돌변할 때 저마다 인간관계의 한계와 마주치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출발점이 언제나 좋은 것, 우정이 생기고, 사랑이 움트고, 소망이 싹트며 희망이 솟구친다. 그러나 좋은 출발을 했다 해서 항상 좋을 수만 없는 것이 사람의 관계인지라 초지일관의 마음을 갖는 것이 말이나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사람들은 저마다 사람에게 실망을 하면 괴로움을 겪는다. 믿었던 사람에게 환멸을 느낄 때 그것처럼 견디기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처음 지녔던 호의가 사라지고, 미움과 증오는 커지는 건 서로에게 상처이자 아픔이 되기 십상이다.
왜 그럴까? 한결같이 다급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인간성이 나빠서도 아니요, 인간미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한 걸음 물러서지 못하는 화급한 마음이 문제다.마음의 여유(餘裕)를 잃고 살면, 으례히 실수가 따르고 내 마음마저 스스로 어쩔 수 없는 딱한 처지가 되기 쉬운거라서 하는 말이다.
내 마음을 내가 모르면 그건 내 마음이라 할 수 없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 처지에 타인의 마음을 촌탁하는 것이 얼마나 경박스러운 일인가?
사람을 사귀다 보면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원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기대가 있고 소망이 있고 열망(熱望)을 갖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인간관계에 있어 상대의 마음을 짚어보고 헤아려 보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한 모양이다.그보다 내 마음의 소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자신에 대한 투시력은 말할 것 없다. 추상같은 자기 응시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매끄러운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얘기다.
편하고 부담 없어야만 가까워진다. 그래야만 관심이 생기고 우정이 싹트고 의리도 움튼다. 믿음이 가면 갈수록 그 믿음을 지켜내는 예절과 예의가 필요하다. 상대에 대한 존경과 도리 없이는 가까운 사이가 어느 한 순간 멀어질 수 있다.사람의 마음이 그만큼 변화무쌍한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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