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지도층 인사 특권 남용 비난 목소리 확산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이탈리아의 한 야당 의원을 둘러싼 섹스.마약 스캔들이 점입가경이다.
문제의 코시모 멜레(50) 의원이 지난 달 27일 로마의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두 명의 윤락 여성과 관계를 맺고 마약을 제공한 사실이 공개된 이후 2주가 더 지났으나, 그 파문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크게 번지는 양상이다.
스캔들 직후 멜레 의원은 소속 정당인 가톨릭계 UDC를 탈당했고, 그의 마약 제공 혐의와 관련해 이탈리아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나, `그 날의 진상’과 관련해 그와 윤락 여성의 주장이 서로 계속 어긋나면서 부채질을 하고 있다.
갈수록 낯 뜨거운 내용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탈리아 지도층 인사들의 특권 남용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고, 지도층의 위선을 풍자해온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는 다음 달 로마에서 관련 항의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프란체스카 제노비(29)라는 윤락 여성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오다가 마침내 입을 열어 그동안 멜레 의원의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라면서 `그 날의 진상’을 털어 놓았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12일 전했다.
건축 사업가이기도 한 멜레 의원은 지금까지 제노비를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났으며 나중에 호텔에서 ‘선물’로 돈을 주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윤락 여성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자기가 제노비의 여자 친구를 부르도록 요청한 사실도, 코카인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다.
로마 태생인 제노비는 이탈리아 잡지 오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때 공부를 해서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부모가 이혼하고 파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점원이나 술집 여종업원 등을 전전하다가 돈을 벌기 위해 윤락 여성이 되었다고 털어 놓았다.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을 지닌 제노비는 멜레 의원을 한 만찬 파티에서 만나, 그녀에게 반한 멜레 의원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었고, 그후 멜레 의원의 초청으로 7월 27일 저녁에 로마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저녁 식사후 멜레 의원은 로마 베네토가에 있는 최고급 호텔인 플로라 호텔로 그녀를 데려가 호텔 바에서 술을 더 마신 뒤 7월 28일 새벽 1시께 스위트룸으로 올라갔으며 1시간후 그녀의 친구를 오라고 시켰고 그렇게 했다는 얘기다.
스위트룸에는 많은 양의 코카인이 있었으며, 셋이서 관계를 가진 이후 여자 친구는 새벽 5시께 떠났으나, 멜레 의원은 자신에게 계속 요구했고 너무 몸이 아파 의사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게 제노비의 주장이다.
제노비는 인터뷰에서 그는 카펫에 벌거벗은 채 널브러져 있도록 놔뒀다. 나는 죽을 수도 있었다고 말하고 그래서 남자 친구와 어머니에게 연락해 앰뷸런스를 불렀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제노비는 코카인이 정말 많았다면서 멜레 의원이 10g의 코카인을 가져왔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남부의 아풀리아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고 있던 멜레 의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자신은 제노비가 아픈 것을 확인하자마자 호텔 리셉션에 연락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멜레 의원은 `의원이 윤락 여성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나는 기독교의 가치에 공감한다. 하지만 그 것과 윤락 여성과 관계를 맺은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개인적 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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