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재(내과전문의)
서울 다운타운의 C호텔 준공일자를 안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C호텔은 한국을 방문할 때는 일종의 나의 베이스 캠프다. 도착 후 여장을 푸는 것도 C호텔이고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다 다시 돌아가는 곳도 C호텔이다. 이번 방한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른 아침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24시간 여는 명동 설렁탕 집에서 뜨끈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고 여독을 푼 후 다시 호텔로 들어갔을 때 입구에 붙어있는 대리석 표시에 시선이 갔다. 한국 최초의 특급호텔이라며 준공일은 1970년 3월 17일로 선명히 각인되어 있었다. 그 밑에 ‘대통령 박정희’라는 글자는 희미해졌다. 누군가 글자를 훼손한 것이다. 세상에, 이런 것도 지워야 하냐고 혼자 부글거렸다.
역사를 지우기 시작한 것은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구호 아래 중앙청을 부셔버린 정권과 ‘제 2 건국운동’이라며 관련단체까지 만들었던 그 다음 정권이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역사 파괴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창조적이라는 접두사를 잊지 않았다.‘민주화’라는 것이 그런 것인 줄은 몰랐다.초상을 핍박하고 나라의 역사까지 없애자는 망측한 행위가 세상을 흉흉하게 만들어왔던 것이 몇 년이나 되나?
‘문화유산 답사기’랍시고 책을 펴낸 후 돈방석에 앉은 어떤 자는 답사기만 썼으면 그만이지 곳곳에 대통령 박정희를 비난하는 것으로 책을 메우고 있었다.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그런 식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저만큼 발전된 것이 언제부터인가? 18년(1961~1979) 통치에 그만큼도 못 하겠냐고 얼굴 붉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공과를 그런 식으로 타박주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정권의 정당성에 몰입하다 이성이 온데 간데 없는 일탈이라도 말이다.
숱한 외침에 시달려온 한반도다. 지정학적 위치와 국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민주화 세력(?)이 득세를 했다지만 지난 역사적 사실을 지우려는 야만적 행위는 그만 두어야 한다.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고 한번 보듬어 보자는 말이다. 그것이 미래 한국 창조의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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