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우회, 한인교회, 한인의사 한마음
대학 동문회에서 시작된 작은 이웃 사랑이 추위로 얼어붙은 시카고 한인들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는 한인커뮤니티의 큰 사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고대 교우회에서는 병마와 싸우다 사망한 한 동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장례식을 치르는데 어려움을 겪자 선후배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섰다. 미드웨스트 장로교회(담임목사 조용환)에서는 비록 고인이 교회에는 다니지 않았지만 교인으로 등록시켜 교회장으로 장례식을 거행하는 하나님의 이웃 사랑을 베풀었다. 제일한인종합의료원의 김동숙 내과전문의는 비록 같은 대학동문은 아니지만 이 고대 동문에게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인술을 베푸는 등 한 한인의 죽음 앞에 한인커뮤니티 곳곳에서 사랑과 온정이 넘쳐났다.
고대 교우회 김창민 회장은 “돌아가신 선배 동문이 경제적으로 가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같은 동기들을 비롯한 동문들이 그 분이 수술을 받고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동문회에서는 고대 동문회 장으로 이 분의 장례를 치르려고 준비 중에 미드웨스트교회에 다니는 변문수 동문에 의해 이 안타까운 소식이 교회에 알려졌고 교회에서도 비록 이 선배동문이 자신들의 교회에는 다니지 않았지만 선뜻 이분을 교인으로 받아들여 기도와 함께 전교인이 나서 교회장으로 장례식을 거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례식은 교우회 보다는 한인사회 전체가 도와 준 것이다. 한인사회에서 우리 교인, 우리 동문 등 ‘우리만’라는 집단이기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이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교우회에서도 고대 동문들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라는 것을 떠나 어려운 한인 이웃을 위해 더욱더 봉사하는 동문회가 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사회에서 어려운 한인들을 위해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리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글랜 브릿지 요양원 김광수 한국부 책임자는 “비록 요양원에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돌아가신 분은 말수가 적고 늘 깨끗하셨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정신을 놓지 않았다”고 회상하며 “돌아가실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 장례를 걱정했는데 동문회에서 주저하지 않고 선뜻 나서 장례를 잘 치뤘다. 동문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는 돌아가신 분을 잘 모르는 동문도 있을 것이다. 모두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에 동문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우정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문수 동문은 “이번 장례식은 모든 한인들이 나서 도운 것이다. 개인 혼자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서로 서로 도운 것이다. 내가 했다면 단지 같은 동기동문으로서 나선 것 뿐이다. 이번 장례식은 한인사회의 사랑이 모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숙 내과 전문의는 “돌아가신 분은 환자였고 나는 의사로서 의무를 다한 것뿐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의사더라도 다들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환 기자>
1/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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