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경쟁력 힐러리 2배… 가상대결 매케인에 우세
오바마 대세론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 대통령후보 경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필두로 민주당 대선후보 예선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세론의 주인공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었으나 불과 2개월 남짓한 사이에 바람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 오바마는 지난 5일 치러진 ‘수퍼 화요일’ 예선 레이스 이후 11연승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6일 보도된 USA투데이와 갤럽의 공동조사에서 오바마는 51%의 전국 지지율로 39%인 힐러리를 멀찍이 따돌렸다. 오늘 당장 본선이 열린다고 가정할 경우 오바마는 49% 대 45%로 매케인에 대해 우세를 보인 반면 힐러리는 매케인과의 가상대결에서 47% 대 49%로 열세를 보였다.
또 본선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응답자의 10명 중 6명은 오바마가 공화당의 대선 티켓을 예약해 놓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힐러리가 매케인을 꺾을 가능성의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공화당원들도 3대1의 비율로 힐러리가 오바마보다 매케인에게 쉬운 상대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오바마가 경험이 부족하다는 답변도 46%에 불과했다.
26일 발표된 CNN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오바마는 내주 경선이 실시되는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에서 힐러리가 그간 쌓아놓았던 우위를 급속히 잠식해 나가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AP통신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22~24일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는 오바마가 백인 남성 지지율에서 힐러리를 23%포인트의 격차로 앞섰다.
오바마의 무서운 상승세는 그가 남성과 여성, 진보와 중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대학 졸업자와 비졸자 등 대부분의 유권자 계층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특히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지지세력이었던 서비스노조 국제연맹(SEIU)이 오하이오와 텍사스 예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지원에 나서 그의 기세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여성 유권자층에서 힐러리에 비해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의 표심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하이오·텍사스서도 접전… “하차 권고 누가”고민
힐러리 사퇴론
“누가 힐러리에게 ‘현실’을 일깨울 것인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의원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의원에게 누가 사퇴를 권고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민주당 고참 의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명 보수논객인 로버트 노박은 2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난 19일 위스콘신 프라이머리 전부터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며 당시 최선의 시나리오는 힐러리가 위스콘신 경선 전에 자신의 패배 구도를 인정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을 포기하는 것이었으나 힐러리는 위스콘신 경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오하이오와 텍사스주 프라이머리를 향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에서는 오바마와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그나마 앞서고 있던 오하이오주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심지어는 힐러리의 열렬한 지지자인 테드 스트릭랜드 오하이오 주지사마저도 위스콘신 프라이머리 이후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내놓았을 정도다.
노박은 민주당이 직면한 이 같은 딜레마가 공화당이 34년 전 ‘누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사임을 권고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던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노박은 이어 “벼랑으로 내몰린 힐러리가 오바마 의원의 연설 표절 의혹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효과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상당수의 민주당 구성원들은 다음달 4일로 예정된 ‘미니 수퍼화요일’에서 오바마가 확실한 승리를 거둬 누구도 힐러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접 알릴 필요가 없게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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