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여행 가이드 킵 무어씨
“시카고가 지금의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시간 호수에서부터 시카고강, 일리노이 강에 이르기 까지 가히 수자원을 제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람선여행 제공회사인 ‘쇼어라인 관광’(Shoreline Sightseeing)의 가이드 킵 무어씨는 뉴욕, LA에 이어 미국 세 번째 도시인 시카고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봄의 화창한 기운과 함께 시카고를 둘러보기 위해 유람선에 올라탄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도시의 역사와 자랑거리를 설명하는 그의 얼굴에는 즐겁다 못해 흥분감 마저 배여 있다.
무어씨가 진행하는 여러 가이드 일정 중에서도 특히 ‘건축물 유람’(Architecture Cruise)은 그가 각별한 애착과 열정을 보이고 있는 유람 프로그램 중 하나. 전 세계에서 건축을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방문하게 된다는 시카고 다운타운은 그야 말로 도시의 매력과 특징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1871년 시카고에 대형 화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철저한 전략과 공사계획을 바탕으로 도시재건에 들어갔지요. 시카고가 미국내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비교적 현대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도 바로 이 화재 때문입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지요.” 다소 들뜬 표정으로 도시에 대한 자랑을 숨기지 않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유람선을 타고 미시간 호수에서 출발해 시카고 강줄기를 따라 둘러보는 다운타운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 중의 장관이다.
물론 재건 후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도시라고 해서 다운타운 건축물들의 양식이 단조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심 곳곳에 뻗어 있는 건물들을 보면 르네상스에서부터 고딕, 마더니즘, 포스트 마더니즘에 이러기 까지 미적인 면과 실용성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건축양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무어씨는 ‘시카고가 물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도시’라는 점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로는 일리노이 강을 거쳐 미시시피 강으로 연결됩니다. 중서부 지역 물류 운송은 물론 교통, 홍수조절, 관개배수, 관광자원, 그리고 고용창출에 이르기 까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주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요. 보통 저희가 진행하는 건축물 유람의 경우 4월에는 한 시간짜리로 단축 운행되지만 본격적인 시즌인 5월이 되면 미시간과 시카고강을 연결하는 갑문을 통해 호수와 강을 넘나드는 경험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무어씨는 “시카고는 다운타운의 아름다움은 물론 깨끗한 주거지, 우수한 교육환경 등 내세울 만한 자원이 많이 있다”며 “2016년 올림픽 유치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시카고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웅진 기자, 사진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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