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자그마한 시골 마을의 경찰 지서장이 범죄발생 현황을 부풀려 예산을 따낸뒤 대도시의 특별수사대(SWAT)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의 중화기들을 무더기로 구입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험볼트 카운티에 있는 블루레이크는 전체 인구가 1천150명에 불과하고,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는 지서의 경찰관들도 4명일 정도로 평화로운 작은 마을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카운티 셰리프국이 아내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여한뒤 성폭력을 휘두르는 등 가정 폭력 혐의로 데이비드 건더슨(53) 지서장을 체포한뒤 그의 사생활을 자세하게 추적하면서 놀라운 사실들이 쏟아져나왔다.
모두 33개 혐의로 기소된 건더슨이 자신의 집에 무기 보관함을 만들어놓고 각종 자동 및 반자동 화기와 007 영화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 스타일의 소음권총 등 각종 무기류를 신고도 하지 않은채 구입해 보관해왔던 것.
이 지역의 경찰관 4명이 보유하고 있던 반자동 기관총만 31정이나 됐는데, 수사팀은 소규모 부대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인 111정의 무기류를 압수했으며 이 가운데 4분의 1은 건더슨의 집에서 나온 것이다.
건더슨은 더구나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의 총기류에 대한 애착을 널리 알리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일단 카운티 셰리프국은 이들 지서에 근무하던 나머지 경찰관 3명의 직무를 모두 정지시킨 상태다.
특히 건더슨은 총기류를 구입하기 위해 각종 사건.사고를 부풀려 예산을 따냈다는 의혹과 함께 체포된 뒤에도 3개월간 급여가 지급된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시청 관계자들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 관계자들도 그의 행각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알았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어떻게 이 처럼 오래도록 건더슨의 행각이 묻혀질 수 있었는 가에 대한 지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건더슨이 이 마을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99년으로, 은퇴자와 예술가 등이 몰려 살던 이 지역에서 그 누구도 강력 범죄가 흔하게 발생한다고 생각지 않았었다.
그러나 건더슨은 차량 절도나 강도사건 등을 막겠다면서 예산을 부풀려 총기류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3년전 50번째 생일 때에는 300명에 이르는 친구들을 불러놓고 거대한 파티를 개최한뒤 인근 업소를 돌면서 기부금을 받아 비용을 충당하는 등 `서부의 총잡이 악당’과 같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는 건더슨이 총기류를 헐값에 구입할 수 있었고 마을 인근에 있는 인디언 카지노와 학교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변하지만 검찰측은 분당 800발을 발사할 수 있는 총기류도 적지않게 보유하고 있었다며 유죄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유죄가 인정될 경우 건더슨은 종신형이 예상되는데, 보석금 125만 달러가 책정된 그에 대한 재판은 오는 30일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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