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환락 도시인 미국의 라스베이거스가 경기 침체로 인한 외화내빈(外華內貧)에 직면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과거 여러 차례의 경기 침체를 아무런 문제 없이 통과했지만 최근의 상황은 도박의 메카에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호텔들은 무료 숙박과 요금 할인으로 방을 채우고 있다. 투숙률은 지난해 8부터 올해 7월까지 1%만이 하락했을 뿐이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을 살펴보면 사정이 다르다. 같은 기간에 도박 수입은 6.5%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메이저들인 하라 엔터테인먼트와 MGM이 지난해 1천500명의 직원을 각각 해고한데서도 어려운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하라 엔터테인먼트의 잰 존스 수석부사장은 라스베이거스가 인기 관광지이긴 하지만 지출할 예산이 줄어든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짐 뮤렌 MGM 사장도 고객들이 요즘 돈을 덜 쓰는 것이 분명하다고 푸념했다.
MGM은 그룹 산하의 호텔에서 이틀 동안 숙박하는 고객에게 300달러짜리 여행권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뮤렌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의 사업 모델은 투숙률과 업소 방문을 최대화하는데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라 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한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 가운데 대부분이 씀씀이가 큰 회원제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객실을 주고 있다.
이번의 경기 침체가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유가 급등과 타지역의 도박장 급증이라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의 마거릿 할러웨이는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승용차나 버스편을 이용하고 있어 유가 급등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시시피 강의 유람선이나 인디언 보호구역처럼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 도박장이 잇따라 생겨난 것도 라스베이거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보이드 게이밍이 48억달러의 자금으로 라스베이거스에 짓고 있는 야심적인 에셜런 프로젝트는 자금 조달 문제 때문에 건설 현장의 크레인들이 멈춰 서 있는 상태.
MGM이 91억달러를 투입해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라스베이거스의 시티센터도 벌써부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미 객실 채우기도 빠듯한 형편에 새로 공급되는 2만3천개의 객실을 어떻게 채울 지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의 충격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75%나 하락했고 MGM미라지는 최근 주가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은 요금 할인을 통해 호텔을 채우고 있지만 도처에서 경기 침체의 충격이 감지되고 있다.
고급 업소들도 사정이 여의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고급 스파 클럽의 마케팅 담당자는 요금을 내리면 다른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셈이라는 말로 라베이거스를 찾는 사람들의 씀씀이가 줄어들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플래닛 할리우드 호텔의 미러클 마일과 같은 쇼핑 몰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지만 50% 할인이라는 안내판을 흔히 볼 수 있다. 미러클 마일의 한 화장품점 직원은 사람들이 많지만 때로 식당들이 텅 비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국은 광기의 시대는 광적인 즐거움을 요구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광고 캠페인을 통해 보다 많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 애쓰고 있다.
네바다 대학 경영연구소의 케이스 슈어 소장은 라스베이거스는 세인트루이스의 유람선이나 여타 지역의 도박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고 경쟁력도 강하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라스베이거스가 성장을 거듭한다는 쪽에 베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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