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수요일(18일) 저녁 6시 30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한인회간 상견례 모임 취재차 모임장소인 세인트 프란시스 프라이빗 요트클럽(St. Francis Private Yaght Club)을 찾았다.
그러나 전혀 예기치 못한 ‘거부반응’에 부딪혔다. 구본우 총영사와 김상언 한인회장이 사진촬영을 거부한 것이다.
구본우 총영사는 모임장소가 자신이 멤버로 속해 있는 ‘프라이빗’ 요트클럽이기 때문에 자신의 ‘집’과 같아 자신이 초대하지 않은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김상언 한인회장은 “별 일도 아닌데 왔다”며 “오늘은 그냥 돌아가시라”고 기자를 돌려세웠다.
이날 모임은 한인회 3월 정기이사회 기타안건에 올라온 공식행사이면서 총영사관과 한인회가 공식적으로 대좌하는 의미있는 자리였기에 사진촬영을 한사코 거부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총영사관측과 한인회측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반응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장동령 영사는 “프라이빗 클럽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고 말했으나 기자가 당일 클럽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사진촬영에 문제가 없었다.
구본우 총영사도 모임 이틑날 전화통화에서 “직원이 (기자를) 일행으로 생각해서 괜찮다고 했을 것”이라면서 “기자 신분으로 사진촬영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클럽측 론 버내스잭(Ron Banaszak)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에게 문의한 결과 클럽에 와서 자신에게 말하면 ‘기자 신분’으로 ‘공식 행사’에서 사진촬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인시켜줬다.
장동령 영사나 구본우 총영사 모두 의도적으로 기자를 속이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의도성과는 상관없이 클럽측 규정을 사진촬영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다.
아리송한 점은 더 있다. 김상언 한인회장은 모임장소는 피셔먼스 워프(Fisherman’s Wharf)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아는 사람을 통해 예약했다고 이날 말했으나 구본우 총영사는 자신이 이 클럽의 멤버로 있어 자신이 예약한 것이라고 모임 이튿날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김상언 한인회장은 본보 편집국장과의 이튿날 전화통화에서 장소예약은 구본우 총영사가 했다고 말을 바꿨다.
한인회 정기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온 행사에서 사진촬영 및 취재를 거부하고 클럽내 사진촬영 규정, 장소 예약자 등에서 의도했건 아니었건 잘못된 정보를 주는 모습 등은 웬지 석연치 않다. 특별한 일이 없을 것이라 기대하고 갔던 자리에서 앞서와 같은 석연치 않은 반응을 맞닥뜨리면 궁금증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날 모임에서 혹시 비공개로 하고 싶은 은밀한 논의를 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아니라면 혹시 현재와 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총영사관과 한인회 관계자들이 고급 프라이빗 클럽에서 모임을 갖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볼썽사납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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