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 세인트 피터스버그 시, 다운타운 상가입구는 누가보아도 얼굴이 찌푸려질 만하다. 더러운 담요무더기와 빈 술병들이 흩어져 있는 옆에서 사람들이 쓰러져 자고 있다. 소변냄새도 코를 찌른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 다운타운은 물론 주택가까지 걸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하이포인트 시, 샤핑객들이 공격적인 구걸행각에 당황함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구걸에 응하지 않으면 차까지 쫓아와 욕을 해대는 걸인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너무 심해요. 아무리 가라고 해도 듣지 않고 계속 고객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라고 하이포인트의 전당포 주인 카일 파슨은 불평한다.
시당국들 “홈리스 아닌 걸인이 대상”
민권단체 “위헌이며 비인도적 처사”
미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구걸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시당국들은 단속하는 대상을 ‘홈리스’가 아닌 ‘걸인들’이라고 표현한다. 거리를 깨끗이 하고 주민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쇼핑을 다닐 때 안전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법규들을 잇달아 통과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런 법규들이 너무 냉담하고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 당국이 거리를 떠도는 이들에 대한 단속 강화에 앞서 주거 마련 등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는 것.
“상당수의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거리로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전국 홈리스와 가난 대처 법률센터의 튤린 오즈데거 민권 디렉터는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미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지적한다.
하이포인트 시티의 마이클 퓨 시의원은 금년에 통과된 공격적 구걸행위 단속 조례는 꼭 필요한 것이었다면서 합법적으로 행동하며 정직한 도움을 구하는 홈리스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우리 시에는 홈리스들을 위해 일하는 협회와 기구들이 있습니다. 도와주는 곳이 있어요. 그런데 그저 떠돌아다니며 마약과 술을 살 돈을 구걸하고 때론 좀도둑질을 하는 부랑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른 시 당국자들도 동의한다. 자기들 시에서 시행중인 단속법들은 그저 어려운 처지에 빠진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것.
6명의 홈리스들에게 당한 소송을 처리 중인 세인트 피터스버그 시 검사장 조셉 패트너는 소송당한 시 조례 어느 곳에도 ‘홈리스’라는 단어는 없다고 강조한다. “길거리에 드러눕는 사람은 홈리스이건 백만장자이건 시 조례를 위반하는 겁니다”
민권 디렉터 오즈데거는 일부 시들이 홈리스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한다. 단속법이 계속 제정되고 홈리스에 대한 경찰의 괴롭힘이 너무 심해지고 있어 홈리스 자체를 범죄로 취급하는 듯한 정도까지 되었다고 말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예산이 줄어드니 시당국들은 홈리스를 위한 시설을 마련할 형편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오즈데거의 법률센터는 세인트 피터스버그 시당국을 상대로 한 홈리스들의 소송을 도와주고 있다.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부시장 데이빗 메츠는 주민들과 비즈니스 업주들로부터 공공장소의 음주와 소란 등에 대한 불평이 증가해 단속법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지역 홈리스 인구는 지난 2년 동안 20%나 증가했다. 이들을 수용할 쉘터의 시설이 보족한 것은 당국자들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길거리 보도를 점령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길거리에 사는 인구는 현재 2,200명으로 추산된다. “인근에 공원이 많으니 그곳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습니까?”
포틀랜드 시도 낮 동안 다운타운 보도에 앉거나 눕는 것을 금지하는 시 조례의 확대 시행을 고려중이다. 그러나 시 커미셔너 아만다 프리츠는 최근 홈리스 인구가 증가했다면서 단속법 강화와 함께 이들을 수용할 시설과 이들을 도울 프로그램 등도 병행할 것이라며 “포괄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오즈데거는 바로 그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단속만 강화하고, 홈리스들의 재기를 위한 장기적인 재활 및 훈련 프로에 투자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장기적 대책을 꾸준히 시행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전당포 주인 파슨도 거리 보도에 앉는 것조차 금지시키는 조례는 지나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구걸 단속 강화는 정말 잘 하는 일입니다. 그건 민권 침해와는 관계없는 정당한 일이거든요”라고 강조하는 그는 단속강화법이 통과된 이후 상가가 훨씬 평온해졌다고 만족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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