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골프를 자제하고 있다. 실추되고 있는 이미지 때문이다. “CEO들은 골프를 덜 치고 있다. 골프를 치는 CEO들도 이에 대해 덜 얘기한다”고 지난 2006년도 ‘골프 다이제스트’지에 의해 대기업 CEO들 가운데 9번째로 골프를 잘 치는 기업인으로 뽑힌 후 2007년 ‘인튜잇’사의 CEO직을 사임한 스티브 베넷은 말한다.
이미지 악화 속 자제 분위기 확연
호감도 25%로 역대 최저 수준
골프 통한 자선모금도 크게 위축
CEO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골프만큼 상징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115명의 골프 치는 CEO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6년 실시된 조사에서 25명이 3개 이상의 클럽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서는 29%가 골프를 줄였다고 응답했으며 아예 더 이상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도 11%에 달했다.
‘넷앱’사의 CEO 댄 워먼호븐은 “경기 침체의 부산물”이라고 말했다. 워먼호븐은 지난 2001년 경매를 통해 66만달러를 내고 워런 버핏을 캐디로 해 타이거 우즈와 라운딩을 했던 4명 가운데 하나이다. 많은 CEO들과 CEO 전문가들은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 6월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25%만이 대기업 CEO들에 대해 호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모든 직종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며 연방의원들이 받은 30%에도 못 미친다.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CEO들은 시간 많이 걸리고 호사스런 활동들보다 골프를 먼저 줄이고 있다. 요트와 자동차 레이스 등 CEO들을 위한 하루 1,000달러 비용의 운동 이벤트를 스폰서 하는 ‘CEO챌린지’사의 테드 케네디 사장은 “지난 6개월 간 CEO들은 죽은 듯 지내왔다”고 지적한다. 이 회사는 오는 8월 가장 건강한 CEO를 뽑기 위한 삼종 경기를 준비 중이지만 금년 중 골프 이벤트는 전혀 계획돼 있지 않다. 아예 관심이 전무한 상태이다.
이런 분위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은 자선 모금이다. 골프 이벤트들을 통해 매년 모금되는 액수는 35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프로 투어를 통해 조성되는 것은 1억3,000만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국 1만6,000개 골프장 행사들을 통해 모아진다.
한때 KPMG를 경영했던 힐러리 포드위치는 현재 워싱턴 DC에서 비즈니스 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CEO들을 자선모금 골프 행사에 자주 초대하는데 최근 정부와 대형계약을 맺고 있는 한 기업의 CEO에게 자선 골프행사의 스폰서를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이 기업은 과거에 자선을 많이 도왔으며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실적이 양호한 우량기업이었다. 거절 이유는 CEO가 대중 골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포드위치는 기업들이 연방의회가 CEO들의 과잉이 매우 민감해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이미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골프’ 창립자이자 골프 특허를 갖고 있는 바니 애덤스는 골프 경기와 자선활동은 지금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PR 문제를 들어 골프를 중단하거나 숨어 버리는 CEO들을 ‘위선자들’ 이라고 불렀다.
CEO들을 위한 조언과 전략 전문가인 레슬리 게인스-로스는 골프를 치는 CEO들이 줄어들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드러내 놓고 골프를 즐기는 정신 나간 CEO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CEO들의 평판은 대단히 취약하다. 이들은 PR에 민감하다. 왜 불에 기름을 부으려 들겠는가” 라고 말했다.
지난 2004년 골프 다이제스트에 의해 최고 골프실력의 CEO로 뽑혔던 ‘MGIC 투자사’의 CEO 커트 컬버는 5살 때부터 골프를 쳐 왔다. 밀워키 골프토너먼트에 참석하고 오느라 골프복을 입은 채 지난 1982년 MGIC와 잡 인터뷰를 했을 정도이다. 1996년에는 아놀드 파머와 라운딩을 해 한타 차로 이긴 적도 있다. 그는 이 스코어 카드를 사무실에 걸어 두고 있다.
컬버의 핸디캡은 2.4에서 3.8로 높아졌지만 그는 자신의 회사 주식이 2006년 초 대비 94%나 하락한 요즘 골프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 비즈니스는 지난 2년 간 대단히 어려웠다”며 “골프도 덜 치지만 가족과 커뮤니티를 위해 보내는 시간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베넷도 온갖 문제들에 의해 탈진한 지도자들의 웰빙에 골프는 아주 중요하다며 이런 견해에 동조한다. 그는 “골프는 내가 모든 문제들과 압박감, 그리고 일상의 무게로부터 탈출하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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