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조의 올 여름 킹스 카운티 검찰청 인턴십은 지난해 로체스터 검사실에서 일했던 것과는 좀 다른 어려움이 있다. “어떨 땐 앉을 자리 찾기도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빌라노바 법대 2학년인 26세의 수잔 조는 현재 다운타운 브루클린의 검찰청에서 무급 여름 인턴으로 일하는 195명의 법대생 중 하나다. 지난해 135명에 비해 부쩍 늘어난 올해의 인턴 숫자는 최고 기록이라고 채용담당 디렉터 캐롤 모란은 전한다.
졸업 전 두번 이상 인턴경력 갖춰야 취업에 유리
대기업 채용감소로 공무원 무급인턴도 지원급증
인턴의 급증은 물론 신청자도 늘어났지만 합격통지를 받은 후 실제로 일하러 나오는 학생 수가 예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규모 로펌들이 여름 인턴 채용등 프로그램을 감축한 경기침체 탓이다. 졸업 후 풀타임(물론 이때는 유급이다) 잡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더해 인턴 과잉공급은 사무실 책상과 걸상을 차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태를 빚고 있는 것이다.
채용 디렉터 모란에 의하면 브루클린 오피스는 이번 여름 인턴 직에 500명의 신청서를 받았다. 지난여름에는 400명이었다. “그때 200명 가까이에 잡 오퍼를 했다가 135명을 채용했는데 금년엔 250명에게 잡 오퍼를 보내면서 한 150명쯤 채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95명이나 되었습니다”
검사실 대변인 제리 슈메터러는 인턴 과잉은 경제 때문이라며 무급 인턴십 수락 결정을 유보하는 학생들이 적어졌다고 말한다. 전에는 더 나은 조건의 유급채용 오퍼를 기다리면서 무급 인턴직 수락결정을 유보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
인턴십에 대한 인기는 법조계 취업 사정이 나빠지면서 높아졌다. 전국 법조계전문직협회에 의하면 2008년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로펌들의 여름 고용이 줄어들어 취업 경쟁이 대단하다”고 협회의 제임스 레이폴드 사무국장은 말한다.
뉴욕법대의 취업계획 담당 부학장 메그 로이터는 학생들은 취직 문이 좁아진 기업에 대한 대안으로 공무원직을 생각하고 있지만 거기 또한 경기침체의 무풍지대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연방정부는 적자 지출도 할 수 있으니 세수입이 없어도 신규채용을 할 수 있지만 주정부와 각 지역정부는 그럴 수 없거든요”
브루클린 검찰청의 경우 현직검사들의 75%가 여름인턴 출신들이지만 이번 여름 인턴 중에선 극소수만이 잡 오퍼를 받을 것이라고 취업 디렉터 모란은 말한다. 고용 자체가 줄었다. 전에는 구직신청자 중 10~12%를 채용했었는데 이제는 7~8%에 그치고 있다.
인턴들이 얼마나 보람있는 경험을 하는 가는 수퍼바이저에 달려있다. 리서치에서 증인 연락, 재정신청 초안 작성에 이르기까지 ‘일다운 일’을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인턴들도 있지만 낱말 맞추기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시간을 때우며 여름을 낭비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우리에게 시킬 일을 찾기도 휠씬 어려워졌나 봐요”라고 보스에게 잘못 보일까봐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인턴은 말한다.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는 인턴들이 많아요”
뉴욕 등 대도시에서 무급으로 여름을 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운 좋은 인턴들은 학교에서 그랜트를 받기도 한다. 보통 5,000달러로 공익관련 법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다. 그렇지 않으면 친척집에 신세를 지거나 방학 석달 중 나머지 두달 동안의 아르바이트로 모으는 돈에 의존해야 한다.
“인턴을 하면 크레딧을 받거든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됩니다”라고 이번 가을 세턴홀 법대 2학년이 될 살인과 소속 인턴 스테파니 미슐러는 기대한다.
인턴이 많아져 확실하게 도움이 된 행사가 이번 주 있기는 했다. 검찰청 각 부서별 소프트볼 게임으로 젊은 인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 특히 사기전담 부서 소속 인턴인 브루클린 법대 3학년 이반 기데즈(24)의 실력은 단연 돋보였다. “우리부서가 첫 게임에서 승리한데는 이반의 활약이 컸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반을 채용하는데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네요”라고 존 루디코프 검사는 웃으며 말한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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