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유니온 신학대’ 대규모 학생비자 사기
브로커 통해 학생 공급, 윌셔가 3~4개 유학원·브로커 연루설
비자취득 ‘기러기 엄마’도 다수… 수사 10년전으로 올라갈수도
OC 한인목사회 회장으로 유니온 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오재조 목사와 ‘가주 유니온 신학교’의 대규모 학생비자 사기행각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민당국은 이 사건에 연루된 한인 비자사기 브로커 조직들과 가짜 유학생들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가 입수한 ICE 수사기록에 따르면 ICE는 지난 3월부터 무려 10개월간 30여명의 한인 관련자들을 체포하는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 비자사기 수사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3월26일 ICE의 유학생 전담기구인 ‘SEVP’(학생 교육및 비자 프로그램) 본부 조사관들이 이 학교를 급습, 현장조사를 벌였다. 한인 조사관 S씨가 포함된 현장 조사팀은 이 학교에서 일부 학과의 경우 단 한 명의 학생과 교수가 없다는 것을 인지했고 SEVP가 인가한 목회학, 종교교육, 한의학, 기독교 교육 등의 과정이 개설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본격 수사를 시작했다.
당시 오 목사는 “75%의 학생들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말해 부분적으로 비자사기 혐의를 시인했으며 “학생들을 타 학교로 전학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후 ICE는 30여명의 관련자들을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 학생 모집 어떻게 했나
지난 1999년부터 한국인 등 외국인들에게 1-20를 발급해 온 이 학교는 주로 신문광고와 이민브로커 등을 통해 학생을 모집해 왔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 학교는 SEVP의 인가를 받은 적도 없는 CPA 과정에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했으며 주로 이민브로커들의 소개를 통해 약 95%의 학생들을 공급받아 왔다. 현재 윌셔가의 3~4개 유학원 또는 이민브로커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 인터폴 수배 한국 목사와 불화
수사과정에서 ICE는 한국에서 교회 매각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인터폴 수배된 목사 고모씨를 체포했다. 오 목사와의 불화로 ‘유니온교회’를 떠나야 했다고 주장한 고씨는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아들도 ‘가주 유니온 신학교’에서 I-20를 발급받아 학교 사정을 잘 안다며 유니온교회 건물에 들어 있는 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고씨는 지난 2003년 한국에서 자신이 담임했던 교회의 건물 매각대금 65만달러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한국 정부가 지난 2008년 7월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인터폴의 수배를 받아왔다.
■ 기러기 부모도 연루
이 학교를 통해 I-20를 받아 학생비자를 취득한 학생들 중에는 한국 기러기 엄마들도 있었다. 기러기 엄마들은 이 학교 I-20를 통해 체류신분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자녀들을 공립학교에 입학시켰으며 고교를 졸업한 후에는 자녀들을 이 학교에 등록시킨 경우도 있었다.
한편 ICE는 이 학교가 지난 1999년부터 학생비자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밝혀 비자사기 수사가 1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수백여명의 한인들이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미 영주권을 취득한 일부 한인들에게도 추방 등 조치가 뒤따를 수도 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한인 C모 변호사의 투자비자 사기혐의가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학생비자 사기혐의로 적발된 ‘가주 유니온 신학교’에서 지난 5월 열린 졸업식 모습. <제공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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