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유니온신학교 오재조 목사 사기혐의 체포
▶ 가짜학생 상당수 추방 가능성
출석도 않는 수백명에 학생비자
이민국, 40만달러∙서류 압수
오렌지카운티 풀러튼 지역에서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한국인 유학생 등 수백여명을 상대로 대규모 학생비자 사기 및 학위위조 행각을 벌여온 한인 목사가 이민당국에 체포됐다.
23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풀러튼의 ‘가주 유니온 신학교’(California Union University)를 운영해 온 오재조 목사(65·미국명 새뮤얼 오·유니온교회 담임)를 비자사기 혐의로 체포하고 은행에 예치된 20여만달러 등 40여만달러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ICE LA지부의 버니지아 카이스 대변인은 “지난 3월부터 10개월 동안 오 목사와 유니온 신학교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벌여왔다”며 “유니온 신학교는 지난 1999년부터 한국인 등 수백여명의 외국인들로부터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도 비자를 발급하고 강의하는 교수도 없는 ‘사기 학교’(fraud school)인 것을 드러났다”고 말했다.
ICE는 “이 신학교는 광고나 이민 브로커를 통해 찾아온 학생들에게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생비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1인당 600∼1만달러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겼고 연간 2,000∼2,400달러를 학비 명목으로 받아왔다”고 밝혔다. ICE 수사기록에 따르면 오 목사는 300여명의 재학생들로부터 매달 4만∼5만달러를 챙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ICE는 지난 10월18일 이 학교의 I-20(입학 허가서) 발급 인가를 취소했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지난 1979년 설립된 이 학교는 처음에 목회, 종교교육 등 신학교로 설립됐다가 한의학 등으로 과정을 확대했으나 대부분의 과목들이 개설되지 않은 채 ESL과 컴퓨터 과정만 개설돼 있었고 학생들의 출석기록이 대부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민당국은 지난 10월6일 이 학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300여명의 가짜 학생서류 등 관련서류 일체를 압수해 앞으로 당국의 수사는 이들 학생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스 대변인은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수의 가짜 학생들이 추방명령을 받을 수 있다”며 “학생들 대부분은 한국인들이며 나머지는 중동계 등 20여 국가 출신자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ICE 수사 자료에 따르면 오 목사는 또 학사나 석사 학위증을 위조, 발급해 주는 소위 ‘학위 장사’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오 목사는 미국인들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서명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MBA나 학사 학위증을 팔아왔으며 지난 5월에는 이 학교에서 한인들이 참석한 가짜 졸업식을 겸한 학위 수여식이 열리기도 했다.
한편 오 목사를 대리하는 애드리언 케펠렌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유니온 신학교는 유령대학이 아니며 오 목사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김상목 기자>
비자사기 혐의 등으로 체포된 오재조 목사가 소유, 운영하고 있는 플러튼의 ‘가주 유니온 신학교’전경.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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